박산搏山/선경어禪警語
[깨치기를 기다리면 깨치지 못한다]
[간절한 마음으로 정진하라]
[문자나 말에 팔리지 말라]
[고양이 쥐잡듯이]
[조용한 환경에 탐착하지 말라]
깨치기를 기다리면, 깨치지 못한다
참선하는 데 깨치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어떤 사람이 집에 간다면서, 도중에 앉아 가지는 않고 집에 닿기만을 기다린다면, 그는 끝내 나그네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집을 향해 가야 집에 이를 것이다.
이와같이 마음으로 깨닫기만을 기다린다면, 깨닫지 못할 것이다. 오로지 화두를 잡아 힘쓸 뿐, 깨치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정진에 진취가 없다고 걱정할 것은 없다. 진취가 없거든 더욱 힘쓰는, 이것이 공부다.
향상(向上)이 없다 해서 머뭇거린다면, 비록 백겁 천생을 기다린다 할지라도 누가 어떻게 해 줄 것인가. 의정이 일거든, 놓지 않는 것이 향상이다.
〈생사〉두 글자를 이마에 붙인 듯 생각하고, 마치 범에게 쫓기듯이 쉬지 말고 정진하라. 범에게 쫓기게 되어 안전한 곳에 피신하지 못하면 잡아 먹히고 말 것이니, 어찌 다리가 아프다고 도중에서 쉴 수 있으랴.
간절한 마음으로 정진하라
참선하는 데에 가장 요긴한 것은 간절한 마음이니, 간절해야만 힘이 된다.
간절하지 않으면 게으른 생각이 나고, 게으른 생각이 나면 방종 방일하여 그르치게 된다.
만약 간절하게 마음을 쓰면, 방일이나 게으름이 아예 생길 수 없다. 간절한 이 한 생각만 잊지 않으면, 조사의 경지에 이르지 못할까 근심하거나 생사를 깨뜨리지 못할까 걱정할 것 없다.
이 간절한 생각은 당장에 선악의 허물을 뛰어넘는다. 화두가 간절하면, 망상도 졸음도 없다.
문자나 말에 팔리지 말라
참선할 때 조사의 공안을 생각으로 헤아려 짐작에서는 안 된다.
설사 해석하여 하나하나 알았다 하더라도, 본분(本分)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다. 조사의 말 한 마디 한 귀절은 마치 큰 불무더기와 같아, 가까이 갈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것인데, 어찌 그 가운데 앉고 누울 수 있으랴. 더욱 그 가운데 주저앉아 크고 작은 것을 따지고 좋고 나쁜 것을 가린다면, 목숨을 잃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참선하는 사람은 문자를 찾거나 신기한 말에 팔리지 말아야 한다. 이런 것들은 이익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공부에 장애가 되고 망상이 된다. 생각의 길이 끊어진 곳을 얻으려 하면서, 말꼬리나 더듬는다면 아무 것도 될 것이 없다. 공부할 때 공안(公案)을 진실하게 참구하여 깨뜨리지는 않고, 다른 것과 비교하여 헤아리며 알고자 하는 것을 가장 꺼린다. 마음에 머무름이 있으면, 도(道)와 더욱더 멀어진다. 그와 같이 정진한다면, 비록 미래불(未來佛)이 출현할 때까지 할지라도 소득이 없을 것이다.
참으로 의정(疑情)이 문득 일어난 자라면, 은산철벽(銀山鐵壁)에서 오로지 살길만을 찾으려고 애쓰는 것과 같다. 만약 살아날 길을 찾지 못했다면, 어찌 편안하게 앉아만 있겠는가. 참선하는 사람이 이와 같이 정진한다면, 어느덧 시절이 다가와 스스로 깨칠 것이다.
고양이 쥐잡듯이
참선할 때는 죽기를 두려워 말고 살기를 바라지 말라. 살기만 하고 죽지 못할까 걱정해야 한다. 진실로 의정(疑情: 의단(疑團)과 같은 말, 즉 화두에 대한 의심)과 더불어 한곳에 매여 있기만 하면, 거친환경은 쫓지 않아도 저절로 물러갈 것이요, 망녕된 마음은 맑히기를 힘쓰지 않아도, 스스로 맑아질 것이다.
육근(六根)의 문턱이 자연히 텅 비고 넓어져 손만 들면 곧 잡히고 부르면 즉시 대답하는데, 어찌 살지 못할 것을 걱정할 것인가.
화두를 둘 때는 반드시 화두가 뚜렷하고 분명해야한다. 마치 고양이가 쥐를 잡을 때와 같이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귀신굴에 주저앉아 혼혼 침침(昏昏沈沈)하여 일생을 허송하게 될 것이니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고양이가 쥐를 잡을 때는 두 눈을 부릅뜨고 네 다리를 딱 버티고, 어떻게 하면 쥐를 잡아 먹을까만을 생각한다. 비록 곁에 닭이나 개가 있더라도, 눈 한번팔지 않는다.
참선하는 사람도 이와 같이 분연히 이 도리를 밝히고야 말겠다 하고, 어떠한 역경이 닥쳐오더라도, 한 생각도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만약 조금이라도 딴 생각을 일으키면, 쥐만 놓칠 뿐 아니라 고양이새끼마저 놓치게 될 것이다.
조용한 환경에 탐착하지 말라
참선하는 데는 무엇보다 고요한 환경에 탐착하지 말아야 한다. 고요한 환경에 빠지게 되면, 사람이 생기가 없고 고요한 데 주저앉아 깨치지 못하게 된다.
대개 사람들은 시끄러운 환경은 싫어하고 고요한 환경을 좋아한다. 수행하는 사람이 항상 시끄럽고 번거러운 곳데서 지내다가 한번 고요한 환경을 만나면, 마치 꿀이나 엿을 먹는 것과 같이 탐착하게 되니, 이것이 오래 가면 스스로 곤하고 졸음에 취해 잠자기만 좋아하니 어찌 깨치기를 바라랴.
공부하는 사람은
머리를 들어도 하늘을 보지 못하고, 머리를 숙여도 땅을 보지 못하며,
산을 보아도 산이 아니요, 물을 보아도 물이 아니다.
가도 가는 줄 모르고, 앉아도 앉은 줄 모르며,
천 사람 만 사람 가운데 있어도, 한 사람도 보지 못해야 한다.
몸과 마음이 오로지 한 개의 의단(疑團:화두에 대한 의심)뿐이니, 의단을 부수지 않고는 쉬지 말아야 한다.
출처:http://chunjusa.org/temple/sansa/sansa_05_view.html?page=4&table=ML_BBS&idx=9&id=398&limit=&keykind=&keyword
'아미타불 염불 > 정토공부3-참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염불ㆍ법보시ㆍ강경설법으로, 수명이 50세나 늘어난 정공 큰스님(광우스님 설법) (0) | 2020.05.28 |
---|---|
***공부지어가는 법. 너무욕심으로 공부하지말고 몸에 힘을 주지마라 -혜암 큰스님(해인사 원당암) (0) | 2020.02.01 |
[스크랩] [진푸티상사의 지상법문] 21. 각오의 기점(3)---*** (0) | 2019.11.07 |
[스크랩] 이번 생에 끝장을 내라. - 법상스님 (0) | 2019.11.07 |
염불삼매(念佛三昧) -선화상인(宣化上人) (0) | 2019.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