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고법사와 소동파거사를 통해 본, 윤회의 실상과 생사해탈법| 정토종 법문
사랑하고 미워하는 때도
생각이 움직이지 않으면,
일심불란을 얻을 것이다
- 성암 대사 / '권수염불문' 에서
염불이 제일 수승방편이 되는 것은
모든 중생의 근기에 맞아 승속남녀 현우귀천 모두 할 수 있으며,
절이나 속가나 바뿔 때나 한가한 때나 움직이고 고요할 때에
일심으로 염불하여 생사를 해탈하는 것이니 그 수승함이 제일이다.
혹 말하기를 염불은 어리석은 사람이 할 것이요. 지혜인이 어찌 하겠는가 한다.
시험해 묻노니
요즘의 지혜인이 능히 문수 보현 두 보살보다 뛰어나겠는가?
저 두 보살도 정토에 나기를 발원 하셨다.
문수 발원경에 "내가 임종할 때에 모든 마장 없어지고
극락세계 왕생하여 모든 소원 성취하고 그 자리에서
부처님께 수기받기를 원합니다" 하셨고
보현보살도 이와 같이 발원 하였으며,
또 영명 연지 두 대사 보다 뛰어나는가?
저 두 대사는 지혜가 넓고 재주가 탁월하여 고금 사람들이 많이 추앙하는 이로,
모두 진심으로 염불하며 정토법문을 널리 펴고 많은 저술을 세상에 전하였는데,
우리는 얼마나 뛰어난 사람이기에 염불할 것이 있느냐 하는고?
속담에 총명한 이가 총명으로 인하여
허물을 범한다 하는 것이 이런 사람을 가르킨 것이다.
혹 말하되 염불은 출가한 사람이 할 것이요, 재가 신도는 할 수 없다 한다.
이런 말은 부처님의 근본 뜻을 저버리고, 중생을 그르치는 것이다.
부처님의 설법이 중생을 제도하지 않는 것이 없지마는,
유독 이 염불법문은 세 근기에 다 맞고 모든 중생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어찌 출가인만 제도하고, 재가인은 제도하지 못하겠는가?
승속 남녀 노소를 가릴 것 없이 발심 염불 하면, 모두 제도를 얻는 것이다.
또 말하기를 절에서 염불하는 것은 좋지만, 속가에서는 불편하다 한다.
이런 사람은 도무지 염불도리를 모르는 사람이다.
다니거나 앉거나 머물거나 눕거나
어느 곳 오늘 때를 막론하고, 염불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요긴한 것은 생각 생각이 서로 계속하여 한 덩어리가 되고
꿈속에서 능히 염불하게 되면,
현세에 모든 소원이 성취되고
임종시에 일심이 되어 마음이 뒤바뀌지 않는 것이다.
다닐 때에, 염불하기 좋다. 한걸음에, 염불 한번씩 한다.
발자국마다 극락정토에 놀고, 생각마다 사바세계를 떠난다.
꽃 구경 버들 구경에도 염불하고,
물과 산에 놀 적에도 염불은 놓지 말라.
내가 한번 극락에 가게 되면
시방세계를 마음대로 왕래 할 것이다.
머물 때에, 염불하고 이 몸을 살펴보라
사대가 허망하여 하나도 진실함이 없다.
나와 미타가 둘이 아니라 명월을 대하면 흡사히 세 사람 같다.
이 몸은 점점 썩어서 머물기 어렵고, 정토는 멀지만 가기 쉽다.
어느 때에 매미 같이 껍질을 벗고, 연화 태중에 금색신을 얻을까.
앉을 때에, 부처님을 관하고 가부좌 하니
몸이 연화대 꽃 가운데 있도다.
백호상은 분명히 생각따라 나타나고
금빛 얼굴 화려하여 마음에 합하도다.
사실은 꿈과 환과 같이 비고 고요한데
이치는 원융하여 유무도 아니로다.
어느날 연못에 부처님의 발을 받들고
이마를 만지시고 수기를 받자오리.
누워서 염불할 때에, 소리를 내지 말고
숨쉬는 가운데에 명호를 생각 하라.
벼개위에 청풍은 불어오고 평상머리에 명월은 비치도다.
띠끌같은 더러운 마음 끊기 어려우나
꿈속에는 연화세계가 나타나도다.
꿈가운데 부처님 나타나더니 깨고 나도 기억에 분명하다.
만일 꿈속에 염불하지 못하면, 이것은 공부가 미숙한 것이다.
깨어난 뒤에 불전에 머리를 때려 피를 흘리고 참회하여
용맹정진 하면, 자연히 몽중에도 염이 끊이지 않을것이다.
사람이 사는 것은 깨는 것 같고, 죽는 것은 꿈과 같은 것이니
꿈속에 능히 염불하면, 죽을 때도 염불 왕생 하느니라.
염불공부를 자기가 시험할 것이니,
능히 기쁠 때나 걱정할 때나
여러가지 경계를 당하여 염불이 끊어지지 않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때도 생각이 움직이지 않으면,
자연 일심불란을 얻을 것이다.
또 말하되, 염불은 노인이 할 일이요 젊은이는 할 필요가 없다한다.
이것은 참으로 사람을 그르치는 말이다.
사람의 목숨이 무상하여 수명을 알 수 없으니, 일찍 염불하는 것이 옳다.
만약 장수하여 염불을 많이 하면, 공덕과 수행이 깊어
님을 뵙고 급히 내려와 절을 하고 곧 남편을 불러 절하라고 권하니
남편도 또한 부처님의 반신을 뵙고 신심을 내어 생각 하되
염불하면 반드시 부처님을 뵙는데
임종시에 부처님 영접을 받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라 하고
곧 선경을 불태우고 부부가 같이 염불 했더니,
뒤에 임종시에 다좋은 상서가 나타나고 극락에 왕생 하였다.
이 염불은 일하는 사람에게도 장애가 없는데
하필 한가한 사람만 염불한단 말인가
염불 제이 수승방편은 업장을 가진 상태에서도 왕생하는 것이다.
일체 중생이 혼미하여 업을 짓고 업을 따라 과보를 받는 것은
인과의 필연적 이치라.
지장경에 "업의 힘이 너무 커서
수미산 보다 높고 큰 바다 보다 깊어서 능히 성인의 도를 막는다.
그러므로 악이 적다고 해서 죄가 없다고 말하지 말라
죽은뒤에 과보를 받는 것이 털끝만큼도 틀리지 않는것이다.
부자간이 지극히 친하나 갈리는 길은 다르며
비록 서로 만나도 업을 대신 받을 수 없다"하셨다.
업은 헛됨이 없어, 나고 죽음에도 끝나는 것이다 아니다.
예전에 안세고 법사가 여러생에 수도를 했는데
한번은 안식국의 태자가 되어 출가해서 도를 닦아 숙명통을 얻고보니
전생에 자기가 사람을 죽였던 사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조용히 관해보니 자기에게 죽은 그 사람이 중국에 태어나 살고 있음을 알고
그 빚을 갚고저 배를 타고 낙양에 가서 넓은 들판무인경에 이르렀더니,
문득 앞에 한 소년이 오는데 법사를 보고는 성을 크게 내어
한말도 하지 않고 칼로 찔러 법사를 죽였다.
법사의 영혼이 다시 안식국의 태자로 태어나서
또 출가하여 숙명통을 얻어서 보니 아직도 원결이 남아 있어,
그 당사자가 또한 낙양에 있는지라
전생에 자기를 죽인 사람을 찾아서 하루밤 묵어가기를 청하여 승낙을 받았다.
그 스님이 일부러 묻되,
당신이 나를 아는가 하니 알아보지 못하는지라.
또 말하되, 나는 아무 해 아무 달 아무 날에
저 들판에서 당신이 죽인 그 스님이다.
그 사람이 크게 놀라서 생각하기를,
이 일은 세상에 아는 사람이 없는데 이스님은 귀신이라
필시 원수를 갚으려고 온 것이로구나 하고
허겁 지겁 도망치려하였다.
이에 스님이 말하기를 겁내지 말라 나는 귀신이 아니다.
그때 죽은 뒤에 영혼이 다시 안식국에 태어나서
오늘 두번째 낙양에 와서 전생에 당신에게 지은 원수 빚을 또 갚으려 하노라.
내가 내일 다른 사람에게 맞아 죽을 것이니
당신은 나를 위해 증인이 되어 나의 유언을 전하되,
내가 당연히 목숨 빚을 갚은 것이라고 설명해서
관청은 그사람을 고의 아닌 실수로 돌려서 살인죄로 다스리지 말라고 하라는
부탁을 하고, 그 이튿날 같이 시장거리로 나아갔다.
스님은 앞서고 그사람은 뒤 따라가는데 스님 앞을 보니
한사람이 나무를 지고 오다가 넘어지면서
스님의 머리를 때려서 그 자리에서 죽었다.
그리하여 나무 장사가 관청에 잡혀 죄를 심문받는데
낙양 사람이 보니 어제밤 스님의 말과 같은지라
관청에 가서 그 스님의 유언을 전하여 나무장사의 죄를 다스리지 말라 하였다.
그 스님은 영혼이 다시 안식국에 가서 세번째로 태어났는데도
출가하여 수도하니 그분이 바로 그 유명한 안세고법사라.
전생에 고승으로 숙명통을 얻었어도
오히려 그 지어놓은 업을 면하지 못하는데,
염불법문은 죄업을 가지고도 왕생하는 것이니 그 수승함을 어찌 다 말할수 있겠는가
예전에 나라 국왕이 나선스님한테 묻되
"염불하는 사람이 죄업이 남아있는데도, 왕생한다는 것은 믿을수 없습니다."
대답하되 "대왕이여 큰 돌을 물에 놓으면, 가라앉지 않습니까?"
왕이 말하되 "반드시 가라앉습니다."
나선스님이 말하되 "가라앉지 않게 할 수는 없을까요?"
하니 "그리될 수 없습니다."
"만일 돌을 배에 싣고 가도, 가라 앉을까요?"
"가라앉지 않습니다."
"염불하는 사람은 아미타불 원력으로 접인함을 입어 왕생하는 것이니
부처님의 큰 원의 배를 타는고로,
죄가 있어도 왕생한다 함은
돌을 배에 싣고 가는 것과 같다" 하였다.
옛날에 장선화는 소 죽이는 업을 하고 살았는데
하루는 병이 중하여 죽게 되었는데 많은 소가 와서 목숨을 돌려달라면서
혹은 뿔로서 눈을 찌르고 혹은 가슴을 찌르며
혹은 등을 받고 혹은 발로 몸을 밟으니, 장선화가 크게 놀라서
그 처를 불러 빨리 스님을 청하여 나를 살려달라 하였다.
그 처가 한 스님을 청해 와서 스님이 말하기를
"놀라지 말라
이제 네가 살생한 죄업이 중하니 다른 법으로서는 구원할 도리가 없고,
다만 일심으로 아미타불을 부르면 너의 원수를 풀고 너의 고통을 면할 수 있다.
나를 따라 염불하라"하고
스님이 고성으로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니,
선화는 한 손으로 향불을 잡고 스님을 따라 염불하여
겨우 두어번 부르고 말하기를 소가 갔다고 했다.
스님이 다시 염불하여 극락에 가기를 원하라고 권하였다.
선화는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염불하고 큰소리로 말하기를
부처님이 오셔서 나를 영접 하신다 하고 합장하고 죽었다.
이것은 곧 업을 가지고 왕생한 증거이다.
모든 사람에게 권하노니,
장선화가 염불하고 업을 가지고 왕생한 인연을 잘 알고 오해하지 말라.
만일 염불하면 업을 가지고도 왕생한다하여,
생전에 모든 나쁜짓을 하고서
임종시에 염불하여 대업왕생 한다고 하면, 천만 부당한 것이니 잘 알아라.
임종에 염불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다.
만일 전생에 선근이 없으면, 임종할 때 절대 염불하지 못할 것이다.
장선화가 비록 살생한 업을 지었으나, 전생에 닦은 큰 선근이 있는 까닭이다.
만일 선근이 없었으면, 스님을 청해서 구원을 받지 못했을 것이요
또한 능히 높은 스님을 만나서 염불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직 바라는 것은 먼저 악업을 끊을 것이요, 부처님에게만 의지하지 말지어다.
고인의 시에
"한가할 때에 미리 향을 올릴 것이요
임종시에 부처님의 발만 잡으려고 하지말라.
말은 언덕에 닥쳤는데, 고삐준비는 늦었고
배는 강 가운데 왔는데, 물 새는곳을 메우기 어렵다"
하신 뜻을 잘 살필 일이다.
연종 二조 광명 선도대사 말씀에
다른 법문 수행은 좀처럼 성공이 어렵고
오직 염불법문이 생사를 빨리 벗어난다고 하셨다.
이 사바세계 중생은 근기는 둔하고 업장은 깊어서
발심한 수행자는 적고,
혹 발심은 했으나 견고해서 퇴보하지 않는 자는 적으며,
혹 신견이 중하여 허망한 몸을 아껴서
조금만 괴로우면 병이 날까 두려워 하여 처음은 근실하다가
나중에는 게을러서 공부가 진보 못하는 수도 있고,
혹은 환경이 나빠서 수도하기에 불편하여
비록 발심하여 수행은 하나 모든 장애를 이길 수 없어서 물러 갈수도 있고,
혹은 병마에 걸려 몸을 자유롭게 못쓰는 수도 있고
혹은 신체 불구자도 있고 혹은 정신에 이상이 있어서
도가 높을 수록 마구니는 더욱 높아 지는 것이니,
이것은 모두 공부를 타락 시키는 마장인 것이다.
비록 일생동안 정진은 잘 하였으나
도업을 완전히 이루지 못하고 목숨이 마치게 되어
다시 태중에 들어가면 전생의 공부가 어둡게 되어 다시 계속하지 못하고
티끌 세상에 떨어져서 탐욕심이 나서 업을 지어 능히 윤회를 벗어나지 못하는것이다.
내가 젊을 때에 옛스님의 말씀을 들으니,
소동파 학사는 오조 계선사 후신인데, 재주가 뛰에 나서 고관이되어
한 부인과 두첩을 데리고 살면서 오욕락에 빠져 벗어나지 못하더니,
불인선사가 소동파를 제도하려고 하루밤에 그 집에서 자는데
동파가 한 첩을 보내어 시봉시켰다.
선사가 그 첩으로 하여금 화로 일곱개를 가져와서 불을 피우고
한 차관에 물을 부어 넣고 화로에 넣지 않고
둘째 화로 셋째 화로 여러 화로에 차례로 끓이는데
그 첩은 무슨 생각인지 알지 못하고
선사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차관은 너무 오래 끓어서 물이 다 말라 폭음이 나며 차관은 깨어졌다.
선사가 웃으면서 그첩에게 말하기를
밤이 깊었으니 가서 잠을 자라고 했다.
다음날 새벽에 동파가 그 첩에게 묻되, 어제 밤에 선사는 무슨 말씀이 있었는가?
첩은 밤에 본대로 대답했다.
동파가 생각하니, 애욕이라는 것은 끊지 못하면 반드시 생명을 잃을 것이
마치 차관에 물이 마르면 차관이 터지는 것과 같음을 보여주신 것을 깨닫고
선사를 더욱 존경하게 되었고,
익힌 욕심은 선정의 힘이 아니면 막을수 없다하고 선정공부를 하였다.
이 땅에서 수행해서 불퇴지에 오르기는 어렵고
극락세계에 왕생하면 모두 불퇴지에 이를 것이니,
오래동안 닦은 보살만 이 세가지 불퇴지를 증득하는 것이 아니라,
곧 하품에 나는 중생도 다 그러하며
내지 임종에 십념하여 업을 가지고 왕생한 이도 또한 삼불퇴지를 증득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수승한 방편은
아미타불의 큰 원력과 칭명염불의 큰 공덕이 아니면
어찌 여기에 이를 수 있겠는가.
- 성암 대사 / '권수염불문'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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