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타불 염불/체험담1-*아미타불 정리

관정스님 극락세계유람기

아미연(阿彌蓮) 2021. 4. 2. 15:19

[윤회계를 벗어난 정토] 관정 큰스님의 극락세계유람기(선용스님 번역/ 무량수 보살 낭독)https://youtu.be/6HPXT1evqBk

 

극락에 다녀오신 스님이야기https://youtu.be/LEg9Ezvyw7g?si=ssuQcBTTOuyCox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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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정스님 극락유람기

 

# 정토삼부경(무량수경,관무량수경,아미타경)을 설하게 된 연유 #

 

2600년전 중부인도에는 카필라국과 마가다국이 있었다.

카필라국에는 싯다르타태자가 태어났으나, 마가다국의 빔비사라왕에게는 나이가 50세가 넘도록 태자가

없었다. 그리하여 선인을 불러 그 연유를 물으니, 왕의 태자로 태어날 이는 현재 비부리산 동굴에서 수행을

하고 있으며, 3년뒤에 수행을 마쳐 복덕을 완전히 갖춘 뒤에 태자로 태어나 전 세계를 통일하여 태평하게

나라를 다스릴 것을 알려 주었다.

그러나 빔비사라왕은 3년을 기다리지 못하고, 바로 그 동굴로 찾아가 수행중인 미래의 태자를 죽인다.

그후 왕비인 위제희부인에게는 태기가 있었고 이후 아세자태자를 낳는다.

태자가 성장한 즈음에, 싯다르타태자가 부처님이 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이를 시기하는 제바달다는

아세자태자를 부추겨 아버지인 왕을 죽여 태자가 왕이 되고, 자기는 부처님을 살해하여 자신이 부처가 되어 세상을 이끌어 가지고 한다. 이 말에 혹한 태자는 부모를 유폐하기에 이른다.

유폐당한 왕비는 감옥에서 부처님에게 지극한 정성으로 고통의 사바세계에서 벗어나, 맑고 깨끗한 세계에 태어나기를 기원한다. 이에 부처님이 직접 여러 신들과 제자를 데리고 나타나, 왕비에게 극락을 눈앞에 펼쳐 보여주며 극락왕생할 수 있는 수행법등을 알려준다. 이리하여 정토삼부경이 대중들에게 소개된 것이다.

 

# 이 글에 대해 #

 

이 글을 읽기에 앞서, 정토삼부경을 읽어보길 권합니다.

이 글만을 읽는다면 다소 황당하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토삼부경을 읽어 극락세계에 대해 사전 지식을 알고 이 글을 읽는다면, 좀더 좋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소개의 글 :원 저자는 중국 대륙의 관정대법사라는 분으로

제가 소개하려는 극락세계 유람기는 중국에 관정대법사께서 극락세계-즉 불교에서 말하는 서방정토를 직접 유람하고 돌아오셔서, 일반신자들에게 설법한 내용입니다.

지금 국내에는 관정대법사를 직접 친견하고 온 사람들도 있고, 불교 신도들 사이에는 이 이야기를 인쇄한

소책자가 널리 유포되어 있어 대부분 알고 있다고 합니다.

 

* 관정 대법사 소개*

 

관정 대법사는 중국 복건성 보전현 성관진 동대로 140호에서 태어났다. (1924년갑자년 7월7일 태어남)

그의 아버지는 부처님을 믿는 번씨 성을 가진 사람이었다.

태어날 때 서쪽 하늘에 금광이 빛나고 대지가 황금빛을 발했기 때문에, 번금영이라 이름 지어졌다.

어려서 총명하여 일곱 살때 복건성 고출사로 출가했고, 15살에 허운 노화상을 스승으로 섬겼다.

17살에 광동성 남화사에서 구족계를 받고, 강서성 운고산에서 허운 노화상의 정법안장을 계승하여 제49대 전법 제자가 되었다.

여러 절 주지를 역임하다가, 1980년 복건성 선유현 선회사 주지로 있을 때 12월 23일 참선수행에 들어가서 29일날 출정하셨다. (6일동안) 그때 선유현이 진동해서 귀의한 제자가 3000여명이 되었고,

1982년 미국에 가서 불교를 선양하여 북미 불교회의회장을 역임하셨다.

 

중국의 생불 관정 대법사가 1967년 음력 10월 25일 복건성 덕화현 미륵동에서 좌선 할 때, 홀연히 관세음보살의 이끌림을 받아서 그 자취가 사라져 서방정토 구품연화경을 참관 했는데, 그 기간이 하루를 지난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세상에 돌아와보니 1973년 4월8일 이었다고 한다. 장장 6년 5개월간이었다.

이 책의 주요내용은 그 기간에 보고 들은 바를 소개한 것이다. 당시 인간 세상에서는 법사가 행방불명 되어서, 모든 절 승속이 찾아다녔으나 전후 수년 동안 소식을 알 수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법사가 이미 왕생하여 가셨다고 비통해했다.

그러나 법사는 저 미륵동을 반걸음도 떠나지 않았으니, 부처님의 가호로 신체가 미륵동내에서 6, 7년간을 발견되지 않았던 것이다.

법사께서 서방 극락세계를 유람한 과정은 꿈이 아니다. 법사는 도를 이룬 고승으로 거짓말을 할 인격이 아니다. 법사가 보고 들은 바의 경계는 선정 중에서 본 경계도 아니다. 법사는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의 뜻을 받들어 극락세계에서 보고 들은 바를 공개하게 된것으로, 그곳을 다녀온 산증인 되셨을 뿐이다.

관정 대법사의 증언으로, 우리는 인간세계 이외에 다른 세계인 극락세계가 있고 또 그곳은 불국정토로서 모두 실재에 속함을 확인하게 되었다. 종교적인 관점을 떠나서도, 다른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출처] 관정스님 극락세계유람기|작성자 wo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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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극락세계 여행기 4 (관정스님) https://cafe.daum.net/mita7/d5z2/5

(극락은 실제 있다 '극락세계 여행기 '(관정스님) https://cafe.daum.net/mita7/d5z2/1 )

 

IV. 서녘 극락세계 여행기

 

석관징(釋寬淨) 대법사 강론

류스화(劉世華) 거사 정리

 

관징 대법사 일생에 대한 간단한 소개

1924년(甲子) 7월 7일 10시 :

관징 대법사는 푸졘성(福建省) 푸디엔현(莆田县) 청관진(城關鎭) 뚱따다오(東大道) 140호, 불교를 믿는 판(潘)씨 성을 가진 집에서 태어났다. 태어나는 날 밤 동서 양쪽 하늘에서 금빛이 번쩍번쩍 빛나고 땅이 황금처럼 광채가 눈부시게 빛났기 때문에, 판진롱(潘金榮)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스님은 비록 학교에 가서 공부한 적은 없었지만, 태어날 때부터 똑똑하고 뛰어났다.

 

7살(1931) : 푸졘성(福建省) 쟈오쫑사(敎忠寺)에서 출가하였다.

15살(1938) : 쉬윈(虛雲) 노화상을 스승을 모시고 머리를 깎았다. 조사(祖寺)인 난핑(南平) 카이핑사(開平寺)에서 정식으로 출가하였다.

17살(1940) : 광뚱성(廣東省) 난화사(南華寺)에서 구족계를 받았다.

 

 또 지앙시성(江西省) 윈쥐산(雲居山)에서 쉬윈(虛雲)화상으로부터 정법안장(正法眼藏)을 받고 동운종(洞雲宗) 48대 전등(傳燈) 후계자가 되었다.

푸졘성(福建省) 껑디핑사(坑底坪寺)ㆍ수이리엔사(水聯寺)ㆍ시엔포사(仙佛寺)ㆍ넝렌사(能仁寺) 당가(當家)를 지냈고, 카이핑사(開平寺)ㆍ마이씨에사(麥斜寺)ㆍ산휘사(三會寺) 주지를 두루 거쳐 지냈다.

1980년(민국 69년) 푸졘성(福建省) 셴여우현(仙遊縣) 산휘사(三會寺) 주지로 있을 때, 12월 23일 좌선에 들어가 29일에 선정을 마치고 자리에서 나와, 모두 6일 반 동안 선정에 들어 전 셴여우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때 귀의한 제자가 3,000명이 넘었다.

1982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와 행각승이 되어 불법을 널리 펴고 있으며, 일찍이 북미 불교회(北美佛敎會)에 행각승으로 머무르며, 명예이사장으로 초빙되고, 샌프란시스코 미주불교회(美洲佛敎會) 노라사(諾那寺), 로스앤젤리스 관음보살사 같은 곳과 관계를 가지고 있는 도를 깨달은 고승(高僧)이다.

 

머리말

이 책의 주요 내용은 중국의 살아있는 붇다 관징(寬淨) 대법사를 소개하는 것이다.

1967년(민국 56년) 음력 10월 25일, 푸졘성(福建省) 더화현(德化縣) 쌍용공사(上湧公社) 꾸이거대대(桂格大隊) 쥐시엔산(九仙山) 미륵동굴 안에서 좌선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관세음보살의 안내를 받아 ‘사라져 자취를 감추었다’. 그때 법사는 서녘 극락세계에 가서 9품 연꽃의 각 경계를 직접 보았다.

하루 밤낮이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인간사회에 돌아와 보니 이미 1973년 음력 4월 8일이었다. 바꾸어 말하면 시간이 이미 꼬박 6년 5개월 남짓이 결렸다.

갑자기 이런 현상을 들으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른바 ‘하늘나라 하루가 인간세상 여러 해’라고 했듯이 우주에는 공간이 다름에 따라 시간개념도 다르기 때문에, 이런 일은 불교 지식을 조금이라도 갖춘 사람은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법사는 인간세상에서 ‘사라져 자취를 감춘 것’과 같았다.

절 안의 모든 스님들과 속인들은 온 산(雲居山)에 있는 1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동굴을 뒤져보았지만, 모두 법사의 자취를 찾지 못했다. 물에서 건져내는 팀까지 보내 가까운 여러 저수지와 깊은 못을 찾아보았지만, 간 곳이 없었다. 열성적인 신도들은 (센유현) 읍내, 촨저우시(泉州市)ㆍ샤먼시(廈門市)ㆍ푸저우시(福州市)ㆍ난핑시(南平市)까지 가서 찾아보고, 아울러 용타이(永泰)ㆍ용춘(永春)ㆍ더화(德化)ㆍ푸칭(福清) 같은 이웃 현에 편지를 보내 대신 찾아봐 달라고 부탁하였으나, 대여섯 해가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이렇게 되자 사람들은 법사가 이미 왕생하였다고 해서 마음속으로 몹시 슬퍼하였다. 

 

사실 법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미륵동에서 반걸음도 벗어나지 않고, 붇다의 도움을 받아 몸을 동굴 안에 두었으나 6~7년 동안 발견되지 않았다. 혹은 어떤 곳에 ‘숨겼을지’ 모른다(다른 1차원 공간에 숨겼을 가능성도 크다). 이 사실은 그 곳에 사는 쩡슈지엔(鄭秀堅) 거사 같은 사람들이 찾아서 밝혔다.

 

법사가 서녘 극락세계에서 몸소 겪은 모든 과정은 보통 꿈에서 본 경계와 같은 것이 아니다. 스님처럼 도를 깨달은 고승이 결코 헛된 말(妄語)을 할 리가 없고, 헛된 말을 할 필요도 없다. 

또한 법사가 봤던 경계는 선정(禪定)에서 본 정경과도 다른 것이다. 만약 선정에서 본 경계라면 적극적으로 드러낼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천룡팔부(天龍八部)와 천마(天魔)들이 모두 찾아와서 괴롭힐 것이다.

 

법사는 아미따불과 관세음보살의 뜻을 받들어 두려움이나 송구함을 무릅쓰고, 극락세계에서 보고 들은 하나하나의 경계를 공개하는 것이다. 무릇 불교를 공부하는 분들은 모두 알 듯, 큰 거짓말(大妄語)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무간지옥에 떨어져 헤어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법사가 밝혀 설명한 서녘 극락세계에서 몸소 겪은 것은 ‘천 번 참되고 만 번 틀림없는’ 것으로, 삼계의 신과 천룡팔부가 있어 증명할 것이다. 우리 인간세계 말고 또 극락세계가 있다는 것은 불설 아미따경에서 모두 실제 있다고 했는데, 관징 대법사가 처음 본 증인이 되는 것이다.

글쓴이가 법사가 입으로 말한 것을 엮어 모아서 세상에 내놓는 것은, 하나는 붇다의 가르침을 널리 펴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읽는 여러분들이 붇다의 법을 깊고 확실하게 믿어, 한마음으로 염불하고 한마음으로 좋은 일을 하여 함께 극락세계에 오르길 바라는 것이다.

 

- 순 서 -

 

1장. 길에서 만난 인연

2장. 도솔천에서 쉬윈(虛雲 허운) 노화상을 만나다.

3장.미륵보살(彌勒菩薩)의 설법

4장. 극락세계 가서 아미따불을 몸소 뵙다.

5장. 하품연화(下品蓮花)

6장. 하품하생(下品下生)에 태어난 사람의 업(업)이 헛되이 나타나다.

7장. 중품연꽃(中品蓮花)

8장. 꽃피면 붇다 뵙는(花開見佛) 상품연화(上品蓮花)

9장. 아미따불의 가르침(開示)

10장. 인간세상으로 돌아오다.

 

 

1987년 4월 싱가포르 남해보타산(南海普陀山)강연

 

여러 법사님들! 여러 큰스님들! 여러 신도님들! 안녕하십니까!

오늘 우리는 붇다와 맺은 인연이 있어 이 자리에 함께 모이게 되었고, 아울러 전생이나 과거세(過去世)에 맺은 인연이 있어 비로소 오늘 여기서 만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려고 하는 것은, 제가 몸소 서녘 극락세계에 직접 가서 겪은 경위와 아울러 극락세계에서 보고 들었던 형편과 모습을 모두 여러분들께 알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다음 다섯 가지입니다.

1) 제가 어떻게 극락세계에 가게 되었는가? 어떤 인연으로 그곳에 갈 수 있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가 극락세계에 다녀온 시간이 (느낌으로는) 모두 합해서 20시간쯤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인간 세상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6년 5개월 남짓 지나 있었습니다.

 

2) 서녘 극락세계에 갔다 오는 동안 제가 잇따라 들렀던 곳은 (먼저) 나한동(羅漢洞)ㆍ도리천(忉利天)ㆍ도솔천(兜率天)을 들 수 있고, 

그 다음 다시 극락세계의 3군데, 곧 하품연꽃(下品蓮花)ㆍ중품연꽃(中品蓮花)ㆍ상품연꽃(上品連花)을 갔었습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말씀 드리고자 하는 것은 이 세 곳의 경계가 도대체 어떠한가 하는 것입니다.

 

3) 9품에 가서 태어나는(往生) 실제 사정과 형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쉽게 말하면, 중생들이 싸하세계(사바세계)에서 수행하여 얻은 공덕이 9품 연화 가운데 어느 품(品)에 가서 태어나도록 결정되는지, 

또 각 연꽃의 품마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실제 생활의 정경, -보기를 들면, 그들 몸 생김새의 특징, 옷과 낯빛, 먹을거리와 지내는 생활, 연꽃의 높이와 크기 같은 것들이 도대체 어떠한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4) 극락세계 중생들의 수행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쉽게 말하면, 그 곳에 가서 태어난 사람들이 어떤 방법으로 수행하여, 한 품 한 품 아래서 위로 올라가 끝내 붇다라는 도를 이루는가 하는 것입니다. 

 

5) (극락에) 가서 태어난 사람 가운데 서로 알게 된 사람들이, 제가 싸하세계(사바세계)로 다시 돌아가게 되면 그들의 가족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는 부탁도 있었습니다.

 

(* 앞으로 법사가 서녘 극락세계에 가서 겪은 경과를 말할 때, 1인칭 ‘나’는 (관징)스님 자신을 말하는 것임.)

 

1. 길에서 만난 별난 인연 


 - 관세음보살 안내로 찾아간 거룩한 경계

1967년 10월 25일에 일어난 일이다.

그날 나는 마이셰옌사(麥斜岩寺) 미륵동굴(彌勒洞)에서 좌선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군가 나를 부르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이어서 나를 떠밀어 앞으로 걸어가게 하였다. 이때 나는 좀 취한 사람처럼 얼떨떨해서 무슨 까닭인지 묻지도 않고 바로 절을 나섰다. 다만 내 마음 속에서는 내가 이즈음 푸졘성(福建省) 더화현(德化縣)에 가서 떠돌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걷고 또 걸었지만 가는 동안 조금도 힘든지 몰랐고 배도 고프지 않았다. 다만 목이 마를 때는 두 손으로 샘물을 떠서 몇 모금 마셨을 뿐이고, 몇 날 몇 밤을 걸었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아무튼 길을 가는 동안 쉬거나 잠을 잘 필요가 없었으며, 한 가지 기억나는 것은 그때는 모두 밝은 대낮이고 맑게 갠 날이었다.

더화현(德化縣)을 지나 쌍용(上湧)에 있는 쥐시엔산(九仙山)이 멀지 않은 곳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의식이 깨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때 나는 길 가던 사람이 “오늘은 10월 25일”이라고 하는 것을 들었다. (그때 중국은 문화혁명 시기였다. 내가 그날의 날짜가 며칠이었는가를 안 것은 지나가던 행인의 말 때문이었다. 그 행인이 말하길, 그 날은 10월25일이고 문화혁명기라 지방에서 난이 일어나서, 사람들이 야밤을 택해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출처] 관정스님 극락세계유람기|작성자 wonman)

 

다음날 새벽 3시로 기억한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노스님 한 분을 만났는데(나중에야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분의 옷차림이 나와 똑같았다. (새벽 3시쯤에 내가 길에서 한 노승을 만났는데, 그의 옷이 나와 똑같아 서로 합장배례 하였다. [출처] 관정스님 극락세계유람기|작성자 wonman ) 우리는 본디 서로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바로 서로 두 손을 모아 인사를 나누었다.

 

우리는 서로 이름을 댔는데, 그 노스님은 나에게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였다.

 “내 법호는 웬관(圓觀)이오. 오늘 우리는 서로 인연이 있어 만났으니, 쥐시엔산(九仙山)이나 찾아가 함께 돌아보는 것이 어떻겠소?”

 

마침 같은 길을 가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머리를 끄떡여 좋다는 의사를 표했다. 이렇게 우리는 걸으면서 이야기하면서 함께 길을 갔다. 길을 가는 동안 그 분은 마치 나의 오랜 과거의 내막을 환하게 꿰뚫어 보듯이 수많은 인과를 얘기해 주었는데, 마치 신화(神話)를 얘기하듯이 나의 지난날 전생, 곧 어느 생에는 어느 곳 어느 지점 어느 때 태어났는지 고스란히 털어놓았다. 아주 신기하게도 그 분이 말해 주는 한마디 한마디를 뚜렷이 기억할 수 있었다. (후에 노사가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여 7년 후 그장소에 가서 물어본즉, 각 생의 그 사람이 실제로 다 그시절, 그 장소에 있었고, 그 분들은 모두 스님이었다. 단지 한 번은 居士 였는데 이 사람은 청조의 강희시대에 용방 계격촌에 살았고, 이름은 정원사로서 6남2녀를 낳았다. 그 중 한 사람은 진사를 지냈는데 나중에 그곳에 가서 살펴보니 시간, 묘지 등이 다 실제였으며 현재 자손이 121가에 450여명 이였다. [출처] 관정스님 극락세계유람기|작성자 wonman)

 

이야기를 하며 걷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쥐시엔산(九仙山)에 이르렀다. (이 산은 복건성에서 최고로 높은 산이다.) 이 산 위에는 미륵동굴(彌勒洞)이라는 큰 동굴이 하나 있는데, 이곳이 우리가 본디 가려고 하는 목적지다. 동굴 안은 방 한 칸 크기 밖에 되지 않지만, 미륵불상이 모셔져 있기 때문에 ‘미륵동굴’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우리가 쥐시엔산에 이르러 산을 반쯤 올라갔을 때, 기이한 모습이 눈앞에 나타났다. 눈앞에 보이던 길이 갑자기 바뀌어 버렸는데, 이미 바뀐 길은 이전 쥐시엔산에 나 있던 길이 아니었다. 새로운 길은 돌을 다듬어서 만들었는데, 어슴푸레한 빛을 띤 것이 아주 특이했다. 산 끝에 이르러 바라보니, 원래 그 산에 있던 ‘미륵동굴’이 아니고 완전히 딴 세상에 와 버린 것이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이제껏 본 적이 없는 큰 절인데, 대단히 장엄하고 화려했으며, 큰 절의 양쪽에는 두 개의 보탑(寶塔)이 더 있었다. 얼마 걷지 않아 우리는 바로 산문(山門)에 이르렀다. 문득 보니 흰 돌로 쌓은 산문은 구조가 매우 웅장하고 아름다웠으며, 큰 문 위에는 금으로 새긴 커다란 현판(懸板)이 걸려 있는데, 겉면에 쓰인 커다란 금빛 글씨는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산문 앞에는 스님 4명이 있었는데, 몸에는 붉은 장삼을 걸치고 허리에는 금띠를 둘렀으며 모습이 점잖고 엄숙했다. 우리 두 사람이 온 것을 보자 모두 몸을 굽혀 절하며 맞이하였고, 우리도 얼른 답례를 하였다. 이때 내 마음 속에 ‘이곳 스님들의 옷차림이나 치렛거리는 본 적이 없는 것인데, 라마승(喇嘛僧) 같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모두 웃음을 머금고 “어서 오십시오, 환영합니다!” 라고 말하며 우리들을 안으로 안내했다.

 

산문 안으로 들어가 몇 개의 전각을 지나는데, 참 신기하게도 이곳 건물들은 모두 빛을 내고 있었고, 모든 건물들이 장엄하고 화려해 볼 만하였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아주 긴 복도만 보이는데, 복도 양쪽에는 이름도 알 수 없고 빛깔도 다른 갖가지 신기한 꽃과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고,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니 보탑이나 크고 화려한 집(殿堂) 같은 건물들을 볼 수 있었다.

얼마 뒤 우리 일행은 첫 대전(大殿)에 이르렀다. 대전 위에는 금으로 쓴 4글자가 번쩍이고 있었는데, 중국어(漢文)도 아니고 영어도 아니라 알아볼 수가 없어

웬관 노스님에게 이 4글자가 무슨 뜻인지 여쭈어 보았더니, 노스님은 ‘중천나한(中天羅漢)이다’라고 대답해 주었다. 나한이란 이름을 부른 것 보고, 나는 바로 이곳은 틀림없이 아라한(阿羅漢) (아라한(阿羅漢, arhan) : 초기불교 수행자 가운데 최고의 경지. 온갖 번뇌를 끊고 4가지 거룩한 진리(四聖諦)에 대한 이치를 깨달아 세상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만한 공덕을 갖춘 성인.) 들이 수행하여 얻은 경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까지 오니 나는 어슴푸레하게나마 이곳은 이미 우리들 인간의 세계가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글자 가운데 현재 내가 기억해 낼 수 있는 한 글자는 「」이고, 나머지 3글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와 웬관 노스님이 우연히 만났을 때가 새벽 3시였기 때문에 이때쯤 아마 동틀 무렵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보이는 것은 큰 집 안팎뿐이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었는데, 노랗고 하얗고 누렇고 검은 갖가지 살빛이 모두 있었고, 그 가운데 누른빛이 가장 많았으며 사내ㆍ계집ㆍ늙은이ㆍ젊은이가 모두 있었다. 그들의 옷차림은 멋있고 특별했으며 모두 빛을 내고 있었다. 서너 사람이나 대여섯 사람이 떼를 지어 무술을 닦는 사람들도 있고, 즐겁게 노래하고 춤추는 사람들도 있고, 바둑 두는 데 골몰하는 사람들도 있고, 조용히 앉아 호흡을 조절하고 정신을 통일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모두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 찬 모습들이었다. 우리가 온 것을 보자 모두 상냥하게 머리를 끄덕이고 웃으며 기꺼이 맞이하는 뜻을 드러냈지만, 우리들과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큰 건물 안으로 들어갈 때 큰 글자 네 자가 보였는데, 웬관 노스님이 “저것은 ‘대웅보전(大雄寶殿)’이란 네 글자다”라고 알려 주었다. 두 분의 노화상(老和尙)이 와서 우리를 맞이하였는데 그 모습을 살펴보니 한 노화상은 수염이 하얗고 아주 길었으며, 다른 한 노화상은 수염이 없었다. 그들은 웬관 노스님이 온 것을 보자마자, 바로 몸을 굽혀 오체투지(五體投地) (오체투지(五體投地) : 불교에서 절하는 법의 하나. 처음에 두 무릎을 땅에 꿇고 두 팔을 땅에 대고 그 다음에 머리를 땅에 대어 절한다. 몸의 다섯 부분을 땅에 대고 절하는 가장 높은 절. 티베트 라마교에서 많이 하는 절이다.) 로 큰절을 올렸다. 중천나한에서 웬관 노스님에게 이처럼 큰절로 예를 갖추는 것을 보고, ‘웬관 노스님은 결코 예사롭지 않는 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우리를 손님방(客廳)으로 맞이해 갈 때 대웅보전 안 곳곳을 둘러보니, 문득 향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그 맑은 향내가 코에 스쳤으며, 땅바닥은 모두 은은한 빛이 나는 흰 돌로 깔려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법당 안에 불상(佛像)은 한 분도 모시지 않았는데 공양물은 아주 많았다. (그 가운데) 산꽃(生花)은 마치 고무공만큼 컸고 모두 둥근 북처럼 생겼는데, 꾸며 놓은 온갖 등(燈)은 빛깔이 가지가지로 많고 찬란하게 빛났다.

 

손님방으로 들어가자 노화상은 아이가 가지고 온 물 2잔을 받아주었다. 그 아이를 살펴보니 머리꼭지에 2가닥 쪽을 찌고, 몸에는 초록색 옷을 입고, 허리에는 금띠를 둘렀는데, 아이의 차림새가 아주 보기 좋았다. 잔에 담긴 물은 흰빛이고, 맑고 시원하고 달았다. 내가 반잔쯤 마셨을 때 웬관 노스님도 함께 마셨는데, 마시고 나니 정신이 훨씬 맑고 시원하게 느껴지고, 온 몸이 산뜻하여 피곤한 느낌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웬관 노스님과 노화상은 귓속말로 무엇인가 이야기하고 난 뒤, 노화상이 아이더러 나를 데리고 가서 몸을 씻도록 안내하라고 일렀다. 얼핏 보니 맑은 물이 가득 찬 하얀 구리 동이가 이미 그 자리에 마련되어 있었다. 나는 바로 얼굴과 몸을 씻고 젖은 수건으로 몸을 닦은 뒤 나를 위해 미리 마련해 놓은 깨끗한 잿빛 승복(僧服)을 입었다. 목욕을 마치고 나니 몸과 마음이 훨씬 시원하고 산뜻해졌다. 이때 ‘내가 오늘 정말 거룩한 경계(聖境)에 들어 왔구나!’ 라고 생각하니, 마음속에 우러나오는 기쁨을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손님방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나는 바로 노화상 앞에 무릎을 꿇고 세 번 절한 뒤 가르침을 청하고, 장래 불교의 앞날이 어떻게 될 것인지 물었다. 노화상은 한 마디 말도 하지 않고 다만 붓을 들어 종이 위에 여덟 글자를 썼는데, 그 8자는 이렇다.

불자심작(佛自心作) : 붇다는 스스로 마음이 만드는 것인데

교유마주(敎由魔主) : 가르침은 마라(魔羅)가 주인노릇 하네.

 

노화상이 그 종이를 건네주어 두 손으로 받아 들고 8글자 속에 들어 있는 뜻을 이리저리 꼼꼼하게 따져 보고 있는데, 다른 노화상이 나를 위해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해 주었다.

“이 8글자를 가로세로ㆍ세로가로ㆍ왼쪽오른쪽ㆍ오른쪽왼쪽ㆍ위아래ㆍ아래위로 마지막 글자를 나누어 36구절을 읽어내면 앞으로 100년 안의 불교 정황을 알 수 있고, 만일 다시 이 36구절로 840구절을 이끌어내면 온 세계 불교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하는 정황과 불교가 중생제도를 마칠 때까지도 알 수 있게 된다.”

 

한바탕 이야기를 나눈 뒤 노스님은 나를 불러 방에 가서 쉬라고 하였다. 아이의 안내를 받아 방에 들어가 보니, 방안에 침대는 없고 아주 우아한 걸상 몇 개만 놓여 있는데 걸상 위에는 아주 보들보들하고 질 좋은 비단이 깔려 있었다. 나는 바로 그 가운데 큰 걸상 위에 고요히 앉아 있어보니, 앉자마자 온몸이 아주 편안해지고 가볍게 나를 것 같아 내 엉덩이를 어디다 대고 있는지 모를 정도였다.

 

머지않아 웬관 노스님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 바로 내려와 방을 나섰다. 웬관 노스님이 나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그대를 데리고 도솔천(兜率天)에 가서, 미륵보살과 아울러 그대의 스승인 쉬윈(虛雲) 노화상을 만나 뵈려 합니다.”

나는 대답하였다.

“정말 좋습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대웅보전을 떠날 때 나는 그 두 분 노화상께 작별인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웬관 노스님이 바로 단호하게 말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이번에 우리들이 가려는 목적지는 도솔천(兜率天)이다.

 

2. 도솔천에서 쉬윈(虛雲) 노화상을 만나다.

(도솔천으로) 가면서 굉장히 크고 거룩하여 볼만한 금빛 법당과 보탑 같은 것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 모두가 빛을 내고 있어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웬관 노스님은 자주 나를 재촉하며 시간이 많지 않으니 빨리 가자고 했다. (나중에야 비로소 알았지만, 하늘나라 시간과 우리 인간의 시간은 달라 너무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되는 것이었는데, 잘못하면 인간세상으로 다시 돌아올 때 이미 몇백 년이나 몇천 년이 지나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은 모두 흰 돌을 다듬어 만들었는데 돌에서 은은한 빛이 나고, 산 위의 기이한 꽃과 풀에서 나는 맑은 향기가 바람 따라 코에 스쳐 사람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고 기분을 산뜻하게 했다.

 

몇 굽이를 돌고 몇 리쯤 갔을 때 눈앞에 큰 다리가 하나 나타났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다리는 커다란 중간 부분만 하늘에 떠 있고 다리 끝 부분이 없어 도무지 발을 딛고 올라갈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밑을 내려다보니 아래는 한없이 깊은 못이었다.

‘이 다리를 어떻게 건너가지?’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며 머뭇거리고 있을 때, 웬관 노스님이 이렇게 물었다.

“그대가 평소에 어떤 경을 읽고 어떤 다라니(眞言)를 외는가?”

나는 “평소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읽고 능엄주(楞嚴呪)를 외웁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웬관 노스님께서, “좋소, 그럼 그 다라니를 외워 보시오!” 라고 하여, 나는 곧 입속에서 중얼중얼 능엄주를 외기 시작했다. 능엄주는 모두 3,000자 남짓 되는데, 내가 20~30자만 외자 눈앞의 모습이 갑자기 확 바뀌었다. 문득 보니 큰 다리의 앞뒤 끝이 갑자기 육지 두 편짝으로 이어졌는데, 황금빛을 띄고 있어 금빛이 번쩍거리고 7가지 보석으로 짜여 있어, 마치 7색깔 찬란한 무지개 한 줄기가 하늘에 걸려있는 것처럼 장엄하고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다리 양쪽 가 난간에는 모두 반짝이는 구슬 등(燈)이 걸려 있어 갖가지 색깔의 빛을 내고 있었다. 다리 어귀에는 큰 글자가 5개 걸려 있었는데, 대전(大殿)위에 있던 글자와 같았기 때문에 나는 바로 ‘이 글자는 틀림없이 중천나한교(中天羅漢橋)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다리를 지나며 우리는 다리 위에 있는 정자에서 한 번 쉬었는데, 그 때 웬관 노스님에게 물었다.

“왜 바로 전에 보이지 않던 다리 어귀와 다리 양쪽 끝이, 다라니를 외자 비로소 볼 수 있게 되었습니까?”

노스님께서 이렇게 대답하였다.

“다라니를 외기 전에는 그대의 본성(본디모습)이 스스로의 업장(業障)으로 겹겹이 에워싸여 눈길을 가로막았기 때문에 거룩한 경계(聖境)을 볼 수 없었으나, 

다라니를 왼 뒤에는 업장이 다라니의 힘을 받아 연기가 사라지고 구름이 흩어지듯 한꺼번에 없어지기 때문이오. 그렇게 되면 장애가 사라지고 자성(自性)이 맑고 깨끗해져 본디 있던 모든 경계가 드러나고, 미혹(迷惑)에서 깨어나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되니, 이른바 ‘만 리에 구름 없으면 만 리가 그대로 하늘이다(萬里無雲 萬里天)’는 것이 바로 이런 도리를 말하는 것이요.”

쉬고 나서 우리는 다시 길을 떠났다. 나는 다라니를 외면서 걷는데 갑자기 발아래 연꽃이 나타났다. 꽃잎 하나하나가 푸른빛을 내는 수정 같았고, 이파리도 갖가지 빛을 띠고 있었다. 연꽃을 밟고 오르자 공중으로 날아올라 마치 구름과 안개를 타고 하늘을 나는 것처럼 곧바로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귓가에 스치는 바람소리만 쌩쌩 날뿐 몸은 오히려 큰 바람이란 느낌이 없었고, 속도는 비행기 타는 것보다 더 빨랐다. 주위의 온갖 것들이 끊임없이 뒤쪽으로 물러나며 우리몸 곁을 스쳐 지나갔다.

 

얼마 뒤 내 몸에서 조금씩 열이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때 눈앞에 크고 훌륭하고 장엄하고 화려한 대문이 나타났다. 대문 돌기둥에 새겨진 용과 봉황은 번쩍번쩍 빛을 내고 있었고, 지붕은 고궁 양식이지만 모두 은처럼 흰 빛깔이라 마치 커다란 백은성(白銀城)처럼 아주 웅장하고 위엄이 있었다.

이 백은성에 이르러 문득 성문 위를 보니 5가지 글자로 쓰인 현판(懸板)이 걸려 있는데, 맨 처음은 ‘남천문(南天門, 바로 사대천왕이 있는 곳)’이란 한자(漢字) 3자가 씌어 있었다. ‘남천문’ 안에는 수많은 하늘사람들이 서 있었는데, 문인(文人) 옷을 입은 사람은 청나라 때 관복과 좀 비슷하였고, 옷과 몸차림의 꾸밈새는 대단히 아름다웠으며 옷은 모두 빛을 내고 있었다. 무인(武人) 옷을 입은 사람은 마치 연극무대에서 옛날 사극을 연기하는 장수처럼 갑옷을 입었는데 번쩍번쩍 빛이 나 아주 위엄이 있고 당당했다. 그들은 모두 성문 어귀 양편짝에 나란히 줄지어 서서 두 손을 합장하고 우리에게 눈인사를 보내며 성에 들어오는 것을 기꺼이 맞이하였지만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사람은 없었다.

성 안으로 열 발자국쯤 들어가니 큰 거울이 하나 보였다. 이 거울은 스스로의 본바탕 넋(元神)을 비춰 보고 옳고 그름을 가려내는 것이다. 성안으로 들어서 가는 도중, 무지개 같고, 공 같고, 꽃 같고, 번갯불 같은 갖가지 신기한 것들이 수없이 나타나 나는 듯이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갔다. 구름과 안개 층 속에는 어렴풋이 수없이 많은 정자, 다락집, 뾰족탑들이 보이는데 멀고 가까움은 한결 같지 않았다. 웬관 노스님이 이렇게 소개하였다.

 

“이곳은 사왕천(四王天)보다 한 층 더 위인 도리천(忉利天, 욕계 하늘 가운데

두 번째)이라 부르는데, 바로 옥황상제(玉皇上帝)가 머물며 4방 32개 하늘나라를 다스린다.”

 

우리는 볼 시간이 없어 곧바로 하늘을 몇 층인가 솟구쳐 올라갔는데, 웬관 노스님께서 “이제 벌써 도솔천(兜率天)에 다다랐다.”고 하셨다.

눈 깜짝할 사이에 바로 전각(殿閣) 한 채가 있는 산문(山門) 앞에 이르렀는데, 20명쯤 되는 사람들만 앞으로 나와 우리를 맞이하였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를 이끌어 주신 스승 쉬윈(虛雲) 노화상(근대 중국 3대 고승 가운데 한 분)이었다. 그 가운데 내가 아는 분이 두 분 더 있었는데, 한 분은 묘련(妙蓮) 화상이시고 또 한 분은 복영(福榮) 대사였다(이 두 분은 모두 이미 열반하신 분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붉은 비단으로 지은 가사를 입고 있었는데 빛나고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스승이신 쉬윈 노화상을 뵙자마자 나는 바로 무릎을 꿇고 엎드려 절을 했는데, 그때 너무 감격한 나머지 하마터면 울음을 터트릴 뻔했다.

스승께서 나에게 물었다.

“괜찮으냐? 기뻐하고 슬퍼할 것이 뭐가 있느냐? 오늘 너를 데리고 오신 저 분이 누구신지 알고 있느냐?”

내가 대답하였다.

“웬관 노스님이란 분입니다.”

이때 스승께서 나에게 깜짝 놀랄 만한 일을 밝히셨다.

“이 분이 바로 너희들이 날마다 염불하던, 중생들을 가없이 사랑하고 불쌍히 여겨(大慈大悲) 괴로움과 어려움 속에서 건져 주시는(求苦求難) 관세음보살이시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관세음보살이신 웬관 노스님을 향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여 절을 올렸다. 참으로 ‘눈이 있어도 태산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 아닌가! 관세음보살 앞에서 잠깐 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도솔천’에 사는 하늘사람(天人)들은 우리 싸하세계 사람들의 키가 5~6자(약 150~180㎝)밖에 되지 않는 것과 달리 세 길(三丈=30자=약 9m)쯤 된다. 그런데 웬관 노스님(관세음보살의 화신)께서 나를 데리고 이곳에 오면서 나의 몸도 저절로 바뀌어 그들과 엇비슷하게 세 길(三丈)남짓 크기로 바뀌었다.

그 때 또 스승께서 거듭거듭 당부하시길, 업장이란 시련을 거쳐야지만 비로소 없어지는 것이니 싸하세계(사바세계)에서 부지런히 닦아야 한다고 하셨으며, 아울러 절을 짓거나 고치는 것 같은 일도 해야 한다고 당부하셨다.

여기서 나는 많은 사람들을 보았는데, 사내 계집 늙은이 젊은이가 모두 있었으며, 그들의 옷차림은 명나라 때 옷과 비슷했다. 

 

3. 미륵보살(彌勒菩薩)의 설법

그 뒤 바로 우리는 함께 ‘도솔천’ 내원(內院)으로 들어가 미륵보살(彌勒菩薩)께 가서 뵙고 절을 올렸다. 미륵대전(彌勒大殿)에 들어갔을 때 보니 대전 안은 굉장히 우람하고 화려하여 정말 글로는 어떻게 나타낼 수가 없을 정도였다. 곳곳에 금빛이 번쩍이고, 대전 문 앞에는 다섯 가지 글로 쓴 세 글자가 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는데, 중국어로 쓴 것은 ‘도솔천(兜率天)’이라고 되어 있다. 바로 여기서 나는 미륵보살님을 내 눈으로 직접 뵈올 수가 있었다.

미륵보살의 모습은 우리가 싸하세계에서 받들어 모시는 ‘배가 크고 웃는 불상’처럼 배가 터질 듯이 통통하게 튀어 나오고 얼굴은 해죽이 웃는 모습이 결코 아니었다. 진짜 미륵보살을 그대로 말하면 점잖고 위엄이 있으며, 32가지 상(相)과 80가지 호(好)를 모두 갖추시어 겉모습이 아주 뛰어나셨다.

대전 양편에는 아주 많은 보살들이 서거나 앉아 있는데, 몸에 걸친 갖가지 가사(道衣)에는 빛을 내는 붉은 색깔이 많았고, 모두 다 연꽃자리(蓮花座)를 하나씩 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앞으로 나아가 미륵보살께 절을 올리고 법을 설해주시길 청하였다. 미륵보살께서는 나를 위해 몇 마디 법어(法語)를 말씀해 주셨다.

“나는 앞으로 (60억만 년 뒤) 싸하세계로 내려가서 용화수(龍華樹) 아래서 깨달아 3번 설법으로 중생들을 교화할 것이다. 그때 지구 위에는 높은 산이 없어지고 땅은 손바닥 같이 고르고 판판해지며, 싸하세계(사바세계)는 인간정토(人間淨土)로 바뀔 것이다.

(그때까지) 너희들은 종교와 종교 사이에 서로 사랑하고 보호하며, 서로 북돋우고 힘써 닦아야지 서로 헐뜯어서는 안 된다. 불교 안에서도 여러 종파끼리 서로 헐뜯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어긋난 것은 바로잡고 바른 것은 도와야 한다.” (보살님께서 내리신 법어가 더 있는데, 내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

나는 절을 올리며 감사를 드렸다.

 

그 뒤 스승이신 쉬윈 노화상께서 나를 데리고 큰 다락집으로 갔다. 집 앞에는 명나라 옷 같은 차림을 한 무장(武將)이 있었는데 위태(韋駄)는 아니었다. 그 무장이 나를 안내해 집안으로 들어가자 바로 선녀들이 꽃에서 따낸 꿀로 만든 떡을 내와 우리를 대접했다. 한 조각 먹어보았더니 달콤한 맛이 비할 바가 없고 개운했으며, 아주 배가 부르면서 아울러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이 배로 늘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복영(福榮)대사께서 나에게 말씀해 주셨다.

“하늘나라에서는 모두 꽃에서 딴 꿀로 만든 시럽을 먹을거리로 삼는데, 내원(內院) 앞에 사는 하늘나라 선녀들이 공양으로 보내 온 것이다. 갖가지 꽃에서 나온 꿀로 만든 시럽은 맛이 아주 좋고, 인간세상 사람들이 이 꽃 꿀 시럽을 먹으면 병을 물리치고 수명을 늘일 수 있어 늙은 사람이 아이로 되돌아갈 수 있다. 너도 좀더 들어보아라, 좋은 데가 있을 것이다.”

그 날 이후 내 몸은 정말 예전에 비해 젊어졌으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약을 먹어본 적이 없다. 

 

이어서 복영 대사께서 나에게 또 말씀해 주셨다.

“하늘나라 사람들은 편안히 놀기만 좋아하고 수행을 하려고 하지 않아, 

마치 인간세상에서 재산이 넉넉하고 지위가 높은 집안처럼 출가하려 하지 않고, 오로지 가만히 앉아서 눈앞의 즐거움만 누리려고 하기 때문에, 3계(三界)를 벗어나지 못하고 육도(六道)를 윤회하며 나고 죽는 것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다.

 

우리들은 여기서(내원) 미륵보살님의 설법을 듣고, 장래에 다시 싸하세계(사바세계)에 내려가 중생을 제도한 뒤, 비로소 참된 보살도에 들어가서 나고 죽는 것을 벗어나게 된다.”  

("천상세계 인간은 노느라고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서 그 모습이 마치 인간세상의 대부호와 같으며 출가하지 않고 눈 앞의 즐거움만 찾기에 삼계속을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들은 현재에 미륵보살의 설법을 들어서, 후에 인간세계로 내려가 중생을 제도하고 보살도를 행하여 생사를 영원히 벗어날 것이다." 라고 하셨다. [출처] 관정스님 극락세계유람기|작성자 wonman )

 

이 때, 스승이신 쉬윈 노화상께서 나에게 일러주셨다.

“말법시기 가장 뒤떨어지고 나쁜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중생을 제도해야 한다. 

순조로운 환경에서 즐거움을 누리려 하지 말고, 어려운 환경에서 도망치려 하지 말고, 

나쁜 사람도 반드시 깨우쳐 좋은 쪽으로 돌아서게 해야지만, 좋은 사람들이 비로소 나은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맑고 깨끗한 수행을 해야지만, 뒤떨어지고 나쁜 환경 속에서도 붇다의 불법(慧命)을 이어가는 정법(正法)을 굳게 지닐 수 있으며, 비로소 참된 보살도를 행하는 것이다.

너에게 당부할 것은 인간세계에 돌아간 뒤 너와 같은 길을 가는, 특히 함께 닦고 있는 형제들에게 ‘계(戒)를 스승으로 삼고, 옛 수행법을 따르고 새로 고치지 말고, 승가(僧伽)의 규범을 적당히 꾸며 고치지 말라’고 전해주기 바란다. 

오늘날 능엄주(楞嚴呪)를 가짜라는 사람이 있고, 승복(僧服)을 죄다 고치자는 사람이 있고, 인과(因果)를 믿지 않고 달걀을 야채요리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힘들게 닦아 중생들을 감동시키려 하지 않고, 오히려 삿된 법으로 중생을 꾀어 속이며, 붇다의 가르침을 그릇되게 설명하면서 허풍을 떨고, 속여서 공양이나 뺏고 있다. 이런 무리들은 모두 마라(魔羅)가 인간 세상에 나타나 붇다 지혜의 바탕을 갉아내 버리고, 마라가 머리를 들고 마음대로 사람을 해치도록 하는 짓이다. 

그렇기 때문에 너는 반드시 나의 뜻을 힘껏 받들어야만, 비로소 나의 제자라 할 수 있다.

너는 앞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법을 설하고 (중생들을) 교화하게 될 것이다. 다만 중국에서는 뒤떨어지고 나쁜 환경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내가 살았을 때 새로 세운 절들은 다시 일으켜 보살펴야 한다. 그래서 처음 너에게 법을 전수할 때 부흥(復興)이란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제 이런 뜻을 알겠느냐?”

 

잠깐 멈추었다가 스승이신 쉬윈 노화상께서 갑자기 큰 소리로 한 글자 한 글자 (다음 같은) 글귀(頌)를 읊어나갔는데, 내가 들은 것은 이렇다.

청송상설유견독 (靑松霜雪愈堅禿)

해천일색변삼천 (海天一色遍三千)

푸른 솔에 서리와 눈 내리니, 더더욱 굳세 지고,

하늘과 바다 한 빛 되니, 삼천세계 두루 퍼지누나.

 

잠깐 쉬고 난 뒤, 관세음보살은 나를 데리고 법당 밖으로 나와 내원(內院) 앞으로 가서 하늘나라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줄기 빛나고 환한 빛과 신선세계의 신기한 짐승과 새들이 날아다니며 노래하는 것만 보아도 우아하고 아름다워 듣기 좋았고, 맑고 깨끗한 하늘 음악과 멀고 가까운 곳에서 아름답게 울리는 악기 소리가 뛰어나고 자연스러웠다.

선녀와 선동(仙童)들이 갖가지 아름다운 옷을 입고 한줄 한줄 열을 지어 한가롭고 자유롭게 노닐고, 곳곳에 하늘 꽃(仙花)이 활짝 피어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멀고 가까이 있는 정자나 다락집, 갖가지 보탑(寶塔)들은 모두 빛을 내고 있어,

참으로 하늘나라의 모습은 인간 세상과 도저히 견줄 수가 없었다.

 

나는 한편으로는 구경하고 한편으로는 감탄의 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관세음보살이 곤륜산(崑崙山)보다도 더 크고 높으며 100가지 빛을 내뻗치는 보탑을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저 곳은 태상노군[太上老君 : 노자(老子)]이 머무는 곳인데, 연단대탑(煉丹大塔)이라고 부른다.”

눈을 가늘게 뜨고 멀리 바라다보니 문득 더할 나위 없이 웅장한 ‘연단대탑’이 보였는데, 구름 때문에 보였다 안 보였다 하며 가려진 부분도 있어 몇 층인지도 알 수 없고 다만 큰 산 앞에 서 있는 것만 같았다. 우리는 겉모습만 한 번 보고, 탑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관세음보살이 또 말씀하셨다.

“이 탑은 바로 높은 신선들이 사는 곳인데, 사방에 영원수[靈元樹 : 도가(道家) 수련의 원형(原形)]와 사철 열리는 꽃과 열매가 아주 많다.”

듣건대, 선법(仙法)을 닦는 사람들이 잘 닦으면 하늘나라에 있는 영원수 꽃이 잘 피어 아름답고, 그렇지 않으면 생기가 없어지고 말라 죽어 버리기까지 한다고 한다.

 

이때 관세음보살이 나를 재촉하며 말씀하셨다.

“시간이 많지 않다. 이제 너를 데리고 서녘 극락세계로 가려고 하는데, 지금 이곳보다 더욱 뛰어난 곳이고 싸하세계(사바세계)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곳이다.”

 

4. 극락세계 가서 아미따불을 몸소 뵙다.

도솔천을 나와 또 능엄주를 외자 발밑에 연꽃자리(蓮華座)가 나타나 하늘 높이 떠올라 갔다. 가는 길에 귓가에서는 윙윙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바람이 분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으며, 빠르기가 정말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었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우아하고 아름다운 하늘나라 모습이 우리 몸을 스치고 지나가는데, 너무 빠르기 때문에 뒤쪽으로 젖혀지는 것 같았다.

 

어림잡아 15분쯤 지나 연꽃자리 아래를 내려다보니, 

금모래로 깐 땅에 큰 나무들이 한 줄 한 줄 늘어섰는데, 높이가 수 십 길(丈)씩 되고, 가지는 황금이고 잎사귀는 옥이고(金枝玉葉), 잎은 세모꼴 다섯모꼴 일곱모꼴로 모두 빛이 나고 꽃이 피어 있었다. 

갖가지 아름답고 고운 새들은 몸에서 빛이 나고, 머리가 2개나 여러 개인 것도 있는데, 거침없이 마음대로 날아다니며 아미따불의 거룩한 이름을 노래하고 있었다. 둘레에는 모두 7가지 빛깔로 된 난간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관세음보살께서 말씀하셨다.

“불경에서 말하는 일곱 겹 그물과 일곱 겹 나무숲이 바로 이런 경계다.”

 

귓가에는 수많은 이야기 소리가 들려 왔으나 어느 나라 말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는데, 관세음보살께서 “아미따불이란 말은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다”고 하셨다.

 

길을 가면서 또 높은 탑을 수없이 보았는데, 모두 7가지 보배(七寶)로 이루어졌고 은은한 빛을 띠고 있었다.

이렇게 줄곧 가니 머지않아 커다란 황금산 앞쪽에 다다랐는데, 이 커다란 황금산은 중국의 어메이산(蛾眉山)과 비교해 그 높이와 크기가 몇만 배나 될지 모를 정도였다.

물어볼 것 없이 이때 나는 이미 ‘서녘 극락세계’의 한가운데에 다다른 것이다.

 

관세음보살께서 손으로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다 왔다. 아미따불께서 바로 네 앞에 계시는데 보이느냐?”

 

나는 이상해서 여쭈었다.

“어디 계십니까? 제게 보이는 것은 눈앞을 가로막고 있는 커다란 바위벽(石壁)뿐입니다.”

 

어찌 상상이나 했겠는가! 관세음보살의 대답은 전혀 뜻밖의 일로 다가왔다. 관세음보살께서 대답하셨다.

“이제 너는 아미따불 발가락 끝에 서 있느니라.”

 

나는 말씀드렸다.

“아미따불 몸이 이렇게 크고 높으신데, 제가 어떻게 볼 수 있겠습니까?”

 

사실 이러한 정경은 마치 개미 한 마리가 미국에 있는 백 몇 층의 높은 빌딩 아래서 아무리 머리를 들어본들, 그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빌딩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관세음보살께서는 나에게 빨리 무릎을 꿇고, 아미따불께서 자비를 베풀어 서녘 극락세계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해 달라고 말씀드리라고 하셨다.

나는 얼른 무릎을 꿇고 아미따불께 자비를 베풀어주실 것을 빌고 또 빌었다. (그러자) 눈 깜짝 할 사이에 내 몸이 갑자기 높고 커지며 곧바로 붇다 배꼽 높이까지 이르렀고, 그 높이에서 나는 아미따불께서 분명하고 확실하게 내 앞에 서계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미따불께서는 몇 층인지 헤아릴 수 없는 연꽃자리(蓮花座) 위에 계셨다. 꽃잎 위에는 층마다 귀한 보배로 장식한 빼어난 탑이 있어 수천만 가지 색깔의 빛을 내고 붇다는 그 빛 속에 계셨는데, 황금색 빛발 한가운데 단정하게 앉아 계셨다. 아울러 또 눈부시게 화려한 대전(大殿)이 한 채 보이고, 다시 눈길을 멀리 두고 바라보니 서녘 극락세계의 모든 모습이 다 한눈에 들어왔다.

 

이때 웬관 노스님께서 관세음보살의 본디 모습으로 바뀌셨는데, 온몸 속까지 비치어 환한 금빛이고 옷에서는 수 백 가지 빛이 나는데, 남자인지 여자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이 때 관세음보살의 몸은 나보다 훨씬 크고 높았는데, 어림잡아 아미따불의 어깨 높이쯤 됐다.

 

내가 어디 서 있는지, 이런 뛰어난 경계를 보면서 넋이 나가 잠깐 동안 한 마디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지금 그때 눈앞에 보인 뛰어난 경계를 하나하나 이야기하자면 아마 7일 밤낮은 걸릴 것이다. 장엄하고 비할 데 없는 아미따불의 모습만 이야기해도 한나절로는 모자랄 것이다. 

보기를 들면, 아미따불의 모습 가운데 눈은 마치 넓은 바다 같은데, 이야기해도 믿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 붇다의 눈은 인간세상의 큰 바다처럼 크다.

불경에서 말씀하신 것에 따르면, 서녘 극락세계 땅은 10만억 붇다 나라를 지나서 있다고 할 만큼 아득히 멀다. 만일 시간으로 셈하여 인간세상 1분마다 1광년(光年)을 간다 해도 150억 광년이라는 시간이 걸려야지 다다를 수 있는 것으로, 바꾸어 말해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본다면 그것은 도무지 가능성이 없는 일이다. 

다만 서녘 극락세계를 가고자 발원(發願)만 세우면, 찰나에도 문득 다다를 수 있다.

만일 물질을 가지고 설명한다면, 사람의 몸으로 하는 행동에 따라 서녘 극락세계를 가기 위해 온 지구를 가로로 세로로 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긴 시간을 걸어도 다다를 길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 스스로의 바라는 힘(願力)에다, 아미따불이 베푸신 자비의 힘을 더해야, 한 찰나 사이에도 문득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아미따불을 향해 머리가 땅에 닿도록 몸을 구부려 절을 하면서, 자비심으로 보살펴 나고 죽는 것을 벗어날 수 있는 복과 지혜를 내려 주시길 빌었다.

 

아미따불께서 말씀하셨다.

“관세음보살이 너를 이곳으로 데리고 왔으니, 여러 곳을 돌아보도록 하여라. 

지금 바로 가 보되, 다 돌아본 뒤에는 반드시 인간세상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그때 나는 극락세계의 뛰어난 경계에 놀라, 인간세상은 너무 괴로운 곳이라고 느껴져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 애절하게 말했다.

“이곳 극락세계가 너무나 좋아,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아미따불께서 크게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셔, 저를 이곳에 머무르게 해 주십시오.”

 

아미따불께서 말씀하셨다.

“그건 안 된다. 네가 이곳에 머무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려는 것은 아니다. 

네가 이곳에 머무르면 안 되는 것은, 네가 2겁(劫) 전에 이미 극락세계에 와서 태어났는데, 스스로 다시 인간세계로 돌아가 세상을 구하고 사람들을 제도하겠다고 발원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너는 이제 다시 돌아가서 너의 마음 속 바람을 다 이루면서 극락세계의 사정과 형편을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전달해 주고, 책을 펴내 세상 사람들을 가르쳐 일깨워야 한다.”

아미따불께서는 거듭 시구를 읊으셨다.

“니이왕생이겁전(你已往生二劫前)

지인발원도중생(只因發願度衆生)

누세부모급친속(累世父母及親屬)

서구동귀구품련(誓求同歸九品蓮)

그대 이미 2겁 전 태어났으나 
다만 중생제도 발원해서
여러 대 어버이와 친족과 함께
9품 연꽃 돌아오길 다짐하였네.”

 

붇다께서 이 시구를 다 읊으시자,

나는 바로 온몸이 흔들리어 움직이면서 2겁 전 이곳에 태어났던 모습이 떠오르고, 모든 것을 훤히 알 수 있도록 눈앞에 똑똑하게 나타나서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아미따불께서 관세음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저 사람을 데리고 여러 곳을 가서 보여주도록 하여라.”

 

나는 붇다께 3번 절을 올리고, 관세음보살과 함께 설법대(說法臺)의 큰문을 나섰다.
이때 내가 본 큰문ㆍ회랑ㆍ연못가ㆍ난간ㆍ산ㆍ땅들이 모두 7가지 보배로 되어 있고, 다 빛을 내고 있어 마치 전기로 불을 켜는 전기기구 같았다. 가장 신기한 것은 보기에는  ‘꼴이 있는(有形)’ 것 같은데, 모두 속까지 훤히 비치어 걸림이 없이 지나다닐 수 있다는 것이었다. 큰문에는 금으로 쓴 큰 글자가 4개 있었고 옆쪽에도 기둥에 써 붙인 글귀가 있었지만 알아볼 수가 없고 지금 생각나는 것은 ‘’ 한 글자뿐이고, 나머지 3글자는 뚜렷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관세음보살께서 풀이해 주셨다.
“중국말로 읽는다면 ‘대웅보전(大雄寶殿)’이란 뜻인데, ‘무량수불(無量壽佛)’이라고 풀이할 수도 있다.”

금빛과 푸른빛으로 눈부시게 번쩍이는 그 대전(大殿)은 크고 거룩함이 견줄 바가 없었고, 그 안에 수 만 명의 사람이 있었다. 아울러 아주 많은 보살들이 대전 안팎에 서거나 앉아 있었는데 몸이 모두 금빛으로 안이 훤히 비쳤으며, 보살들의 키는 붇다보다 좀 작았다. 보살들 가운데는 대세지(大勢至)보살과 상정진(常精進)보살 같은 큰보살님 (원문에는 대보살(大菩薩)이라고 되어 있는데, 산스크리트의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 bodihisattva-mahāsattva)을 말한다. 성문과 연각도 보살(道衆生)이므로 구별하기 위해 마하살(大衆生)을 붙인 것이다. 보살에는 많은 품계가 있는데, 10지(十地) 이상의 보살을 표시하기 위하여 마하살을 더했다. 아미따경을 비롯하여 한자로는 대보살(大菩薩)이라고 옮겼는데, 한글로는 큰보살로 옮긴다. 우리가 보통 스님들 가운데 도력이 높은 스님을 큰스님이라 부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들도 볼 수 있었다.

 

관세음보살께서 말씀하셨다.

“자, 이제부터는 너를 데리고 가서, 하품하생(下品下生)부터 중품중생(中品中生)에 이른 뒤, 계속해서 상품상생(上品上生)까지 보도록 하겠다.”

함께 가는 동안 우리 몸집이 천천히 점점 작아지기 시작하였다. 이런 신기한 현상을 느끼자마자 바로 관세음보살께 여쭈어 보았다.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나며, 사람이 왜 점점 작아집니까?”

관세음보살께서 대답하셨다.
“극락세계의 각 품(品) 중생들은 경계가 다르기 때문에, 몸집 크기도 크고 작은 차이가 있다. 우리는 지금 상품(上品 : 아미따불이 계신 곳)에서 하품으로 가고 있다. 9품으로 나뉜 연꽃세계는 상품(上品)에 있는 이는 중품(中品)에 있는 이들보다 크고, 중품에 있는 이들은 하품(下品)에 있는 이들보다 더 크다. 현재 우리는 하품으로 가기 때문에, 몸집이나 키가 조금씩 작아져 하품 중생들과 같은 크기의 비례에 이르게 된다. 또 인간세상에서는 사람의 몸이 아무리 커도 8자(8尺 : 약 2m 40㎝)를 넘지 못하고, 하늘나라의 천신들의 키는 3길(3丈 : 1길=10자이므로 약 10m)남짓 되는 것도, ‘경계에 따라 몸집이 그 경계에 들어맞게 되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5. 하품연화(下品蓮花) - 업(業)을 가지고 가서 태어나는 곳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는 동안 우리는 하품 연꽃못(下品蓮華池)에 이르렀다. 눈길을 멀리 두고 바라보니 그곳 땅은 손바닥처럼 평평하고, 모두 황금이 깔려 있으며, 은은한 빛을 내고 속까지 훤히 비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눈앞에 아주 널찍한 마당이 하나 나타났는데, 너른 마당에는 아주 많은 여자아이들이 있었다. 나이가 13~14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들은 머리 꼭대기에 두 갈래 쪽을 찌고 자줏빛 꽃을 꽂은 것이 아주 아름다웠다. 그들은 똑같이 몸에 연한 초록빛 옷을 입고 연분홍빛 앞치마에 허리에는 금띠(金帶)를 두른 옷차림을 하고 있어, 겉차림은 하나로 통일되어 있었다.

 

‘서녘 극락세계에 어떻게 여자들이 있을까?!’ 의아하게 생각한 나는, 관세음보살께 여쭈었다.

“불경에 말씀하신 것을 보면 극락세계에는 남녀가 따로 없다고 했는데, 왜 이곳에 여자아이들이 있을 수 있습니까?”

 

관세음보살께서 대답하셨다.

“그렇지, 이곳에는 남녀라는 모습이 따로 없다. 이제 네 스스로는 어떤지 한 번 보아라!”

 나는 그 말씀을 듣고서야 비로소 나도 이미 열서너 살 된 여자아이로 바뀌어 있고, 옷차림도 그 아이들과 똑같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는 놀라서 관세음보살께 여쭈었다.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관세음보살께서 말씀하셨다.

“이곳은 한 보살이 맡고 있는데, 그 보살이 남자로 바뀌면 모두 남자로 바뀌고, 여자로 바뀌면 모두 여자로 바뀐다. 실제는 남자로 바뀌든 여자로 바뀌든, 연꽃에 화생(化生)하면 피와 살로 된 몸은 없고, 몸은 모두 하얀 수정같이 속까지 훤히 비쳐 파리(玻璃)처럼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란 모양새는 있지만, 실제 남녀 구별은 전혀 없다.”

내가 스스로 몸을 살펴보니, 관세음보살께서 말씀하신 것과 아주 똑같이 피부ㆍ살ㆍ손톱ㆍ뼈ㆍ피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하얗고 속이 훤히 비치는 수정 같은 몸뿐이었다.

 

하품하생(下品下生)에 태어난 사람은 모두 업을 가지고 와서 태어난다.

여기 오면 사내와 계집, 늙은이와 어린아이를 따지지 않고, 연꽃에 바뀌어 태어난(化生) 뒤 모두 한결같이 열서너 살의 아이 모습으로 바뀐다. 늙은이도 아이로 돌아가 모두 다정하고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얼굴모습이 보통과는 다르며, 겉으로 보기는 남녀의 구분이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남녀가 따로 없다.

 

나는 관세음보살께 여쭈어 보았다.

“왜 이곳에 와서 태어난 중생들은 모습이 한결같고, 나이도 똑같이 바뀔 수 있습니까?”

관세음보살께서 대답하셨다.

“그것은 불성(佛性)이 평등하기 때문이다. 아미따불께서 붇다의 위신력(佛力)으로 이곳으로 맞아들여 연꽃에 바뀌어 태어나면, 한 결 같고 똑같이 대한다. 인간세상에서 할아버지건 할머니건 또는 중년이건 장년이건 따지지 않고, 연꽃에 바뀌어 태어나면 똑같이 십 몇 살의 모습이 된다. 이런 원리는 마치 인간 세상에서 갓 태어난 아기는 몸의 크기가 거의 같은 것과 마찬가지다.

 

하품하생에서 연꽃에 화생한 뒤, 연꽃 속에서 날마다 여섯때 가운데 한때는 경전 공부 시간인데, 큰보살(大菩薩) 한 분이 맡으신다. 경전공부 시간이 되어 범종이 한 번 울리면, 연꽃못에 있는 사람이나 다락집에 머물고 있는 사람이나 모두 한결같이 여자아이나 남자아이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그들의 모습과 옷차림은 모두 붇다의 힘이나 보살이 다스리는 대로 이루어진다. 붇다가 남자로 바꾸고자 하면 바로 남자 모습이 되고, 여자로 바꾸고자 하면 바로 여자 모습이 된다. 옷차림도 마찬가지로 붉은 빛으로 하고자 하면 바로 붉은 빛으로, 초록빛으로 하고자 하면 바로 초록빛으로, 노란빛으로 하고자 하면 바로 노란 빛으로 한결같이 바뀐다.

이들 하품하생의 중생들은 낮에는 연꽃에서 나와 놀거나, 노래하거나, 춤추거나, 절하거나 염불하거나, 경전을 읽거나, 놀이를 하거나, 그 밖의 다른 활동을 하다가, 쉬는 때가 되면 이내 스스로의 연꽃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바꾸어 말하면 한낮에는 꽃이 피고, 밤에는 꽃이 오므라든다. 쉴 때는 연꽃 속에서 마음속으로 염불하기도 하고, 갖가지 달콤한 꿈을 꾸기도 한다(업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지난날의 업이 멋대로 사실처럼 나타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관세음보살께서 말씀하셨다.

“자, 이제 너를 데리고 연꽃마당에 가보도록 하겠다.”

그곳에 다다르자 처음에는 10~20명 여자아이들만 보였는데, 가까이 가자 몇십, 몇천, 몇만 명의 여자아이들이 빠르고 끊임없이 늘어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대전(大殿)과 높은 건물 안에 겉모습과 옷차림이 똑같은 여자아이들로 꽉 찼다. 그 아이들을 한 곳에 모이게 하여 우리가 보도록 한 것인데, 그들에게는 한꺼번에 여러 만 명을 한 곳에 모이게 하여 눈앞에 보이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우리 인간세상에서 몇천 몇만 명을 한 곳에 모이게 하려면, 무척 힘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것과는 달랐다.

 

이윽고 우리는 연꽃못(蓮花池)에 다다랐다. 문득 보니 연못 속의 물이 아주 신기하게 마치 공기와 같아, 우리 싸하세계(사바세계)의 물이 액체인 것과 달랐다.

관세음보살께서 말씀하셨다.

“내려가서 한 번 씻어 보아라.”

내가 여쭈었다.

“옷이 젖으면 어떻게 합니까?”

관세음보살께서 말씀하셨다.

“젖지 않는다. 싸하세계(사바세계)에서 물에 들어가면, 옷이 젖는 것과는 다르다.”

나는 두려워서 아주 조심스럽게 못에 들어가 몸을 씻어보니, 말씀하신 그대로 옷이 전혀 젖지 않았다. 

더 신기한 것은 나는 헤엄을 칠 줄 몰라 바닥으로 가라앉을까 두려워했는데, 연꽃못 속에서 헤엄치는 것은 자기 뜻대로 높이 오르고자 하면 높이 오르고, 내려가고자 하면 내려가고, 왼쪽으로 가려하면 왼쪽으로 가고, 오른쪽으로 가려하면 오른쪽으로 가, 완전히 스스로 마음을 내는 대로 다스릴 수가 있었다. 나는 못 속에서 한 바퀴 또 한 바퀴 맴돌며 놀았는데 매우 즐거웠다.

나는 호기심에 물을 한 모금 마셔보았는데, 아주 시원하고 맛이 좋았다. 입안 가득가득 마음껏 마셨는데, 마시면 마실수록 정신이 갑절로 맑아지고 온몸이 가벼워져 마치 날아갈 것만 같았다.

나는 옷을 여러 번 만져 보았지만, 조금도 젖지 않았다.

내가 헤엄을 치면서 연꽃못 한가운데까지 갔을 때, 수없이 많은 아름다운 연꽃들이 찬란하게 피어 있고, 꽃 위에 사람이 얌전하고 바르게 앉아 염불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몇몇 연꽃들은 시들거나 꺾인 것도 있고, 나중에는 말라 죽은 것도 있었다.

연꽃못에 있는 물은, 바로 아미따불에 관한 경전에 나오는 ‘여덟 가지 공덕의 물(八功德水)’이었다.

 

6. 하품하생(下品下生)에 태어난 

 

사람의 업(業)이 헛되이 나타나다.

하품하생에 태어난 사람은, 바로 우리 싸하세계(사바세계)에서 정토에 태어나기를 바라면서 한마음으로 염불하여 ‘업(業)을 가지고 와서 태어난(帶業往生)’ 중생들이다.

‘업을 가지고 와서 태어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중생들은 지난 날 싸하세계(사바세계)에서 죽이고(殺生), 훔치고(偸盜), 속이고(詐欺), 헐뜯고(誹謗), 해치고(陷害), 이간질하고(兩舌), 삿되고 음탕한 짓(邪淫) 같은 갖가지 나쁜 업(惡業)을 지었기 때문에, 그들의 행실을 가지고 따지면 본디 서녘(극락세계)에 태어날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목숨이 다할 때 선지식(善知識)을 만나 붇다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念佛經) 아미따불의 거룩한 이름을 한마음 흐트러지지 않게 염불하면, 아미따불의 바람(願力)과 보살핌(加被)을 빌어 극락세계로 안내를 받아 태어나게 되며, 하품하생의 연꽃에 바뀌어 태어나게(化生)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9품으로 된 연화세계는 가장 낮은 품(下品下生)에서 가장 높은 품(上品上生)까지 가려고 하면, 무려 12겁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1겁은 1,679만 8천년과 맞먹기 때문에, 하품하생에 가서 태어난 사람이 가장 높은 품(상품상생)에 이를 때까지 닦으려면 2억 157만 6천 년이란 시간이 걸려야 비로소 붇다가 될 수 있다.

다만 우리가 싸하세계(사바세계)에서 적극적으로 마음을 다잡아 부지런히 닦고 꾸준히 익혀나가면, 3~5년이란 시간에도 바로 중품이나 상품에 태어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이생의 삶에서 도를 이룰 수도(成道)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은 반드시 ‘사람 몸을 받기 어렵다’는 말을 아주 귀중하게 여겨, 부지런하고 꾸준히 수행하여 이루어낸다면 바로 상품상생에 가서 태어나 꽃이 피어 붇다를 뵐 수 있다. 인광(印光) 대사와 홍일(弘一) 법사가 바로 살아있는 본보기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겠다.

 

이제, 다시 하던 이야기로 돌아와서, 

우리 싸하세계에 사는 중생들은 도리어 수많은 괴로움이 있어 피할 수 없다. 그것은 바로 태어남(生), 늙음(老), 아픔(病), 죽음(死), 갖고 싶은 것을 얻지 못한 괴로움(求不得苦),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하는 괴로움(怨憎會苦),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괴로움(愛別離苦), 5가지 요소(五陰)로 말미암은 괴로움(五陰盛苦)이다.

(그러나) 극락세계는 하품하생(下品下生)에 태아난다고 할지라도, 앞에서 본 괴로움은 아주 없다. 왜냐하면 ‘극락(極樂)세계’란 ‘즐거움(樂)’만 있고 ‘괴로움(苦)’이란 없기 때문이다. 비록 하품하생에 태어난 중생은 12겁이라는 긴 시간을 닦아야 하지만, 차례대로 품(品)이 올라가도록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끝내는 꽃이 피어 붇다를 뵙게 되는 것이지 도중에 뒤로 물러나 3가지 나쁜 길(三惡道)이나 4가지 나쁜 길(四惡趣)로 떨어질 걱정이 아주 없다. 그리고 모든 수행과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즐거운 극락(極樂) 상태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하품하생의 연꽃은 우리 인간세상의 연꽃과는 달라서 1~3 평방 리(500~ 1,500㎡)쯤 크고, 3~4층 건물만큼 높으며, 연꽃은 모두 빛을 낸다. 

그러나 이곳에 와서 태어난 사람이 그 연꽃 안에서 갖가지 헛된 생각(妄想)을 일으키면 바로 연꽃의 빛깔이 어두워지고 빛이 나지 않으며, 

반대로 헛된 생각 없이 속마음이 맑고 깨끗하면 연꽃은 바로 눈부시게 빛나 환한 빛을 낸다.

다음은 2가지 실제 본보기다.

관세음보살님께서 말씀하셨다.

“중생들은 여러 생을 살아오면서 갖가지 서로 다른 업(業)을 지었기 때문에, 그 업을 가지고 와서 태어난 뒤 그 업이 헛되이 되비치는 것도 다르다. 하품하생에 태어난 사람은 업장(業障)이 꽤 두터운 편이지만, 그것도 가볍고 무거운 나눔이 있어 하품의 연꽃도 상ㆍ중ㆍ하 셋으로 나뉜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은혜와 사랑을 잊기 어려운데, 어버이, 형제, 누이, 벗들과 아울러 물질과 재산에 대한 욕망이 모두 하나하나 비추어 되살아나는 것이, 마치 인간세상에서 꿈을 꾸는 것과 같다.

이제 너를 데리고 헛된 업이 되비치는 실제 상황을 가보기로 하겠다.”

 

몇 굽이를 돌자 색깔과 빛이 어두운 연꽃 한 송이가 보였다. 들어가서 보니, 높은 빌딩이 있는데 집이 황궁보다 더 빛나고 아름다웠고, 꽃밭은 그윽하고 품위가 있었으며, 집안에는 옛날 물건과 진귀한 보배들이 모두 아주 점잖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 마치 인간세상의 재상(宰相)이 사는 큰 집 같았다. 집안에 있는 남자와 여자, 늙은이와 아이 수십 명의 옷차림은 인간 세상과 똑같이 빛나고 아름다웠고, 일하는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며 매우 떠들썩한 분위기로 보아 마치 무슨 기쁜 일이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관세음보살께 여쭈었다.

“왜 극락세계에 인간세상의 집안처럼 살림하는 방식이 남아 있습니까?”

 

관세음보살께서 대답하셨다.

“이 사람은 목숨이 다 할 때 아주 맑고 깨끗하여 업을 가지고 와서 태어났지만(帶業往生), 수많은 겁(劫)동안 쌓인 버릇(習氣)과 헛된 생각(妄想)이 매우 많아 세속적인 먼지가 아직 남아 있는 것이다. 여기 수 십 명은 모두 그가 살았을 때의 어버이ㆍ아내와 아들딸ㆍ애인ㆍ형제ㆍ누이ㆍ며느리ㆍ친족들인데, 은혜와 사랑을 벗어나기 어려워 연꽃에서 쉴 때마다 이런 사람과 물건들을 문득 그리워하며 헛된 생각을 일으켰기 때문에 그들이 바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극락세계는 즐거움만 있고 괴로움은 없기 때문에, 어버이를 생각하면 어버이가 오고, 아내와 자식을 생각하면 아내와 자식이 오고, 화려한 빌딩을 생각하면 화려한 빌딩이 오고, 맛 좋은 먹을거리를 생각하면 맛 좋은 먹을거리가 온다.

이렇게 나타나 펼쳐지는 모습은 마치 싸하세계(사바세계) 중생들이 꿈을 꿀 때와 같아,

꿈속에서는 실제 상황처럼 함께 살지만 꿈을 깨고 나면 모든 것이 헛되고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이것은 다만 업이 제멋대로 되비쳐지는 거짓된 모습일 뿐이지 인간 세상에 사는 친족들은 알지도 못하는 일이다.”

 

관세음보살의 말씀은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깊이 돌이켜보게 한다. 

따지고 보면 사람이 살아가는 것도 한바탕 큰 꿈이 아닌가! 죽어서 넋이 몸뚱이를 떠날 때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가지고 갈 도리가 없으니 이미 그대의 것이 아니요, 마치 한바탕 곡두(幻)같은 꿈을 꾼 것과 마찬가지로, 마침내 모든 것이 한바탕 공(空)이 되는 것이다.

관세음보살께서 다시 그 도리를 자세히 풀어주셨다.

“사실 업을 가지고 이곳에 와서 태어난 사람들은, 헛된 생각(妄想)이 인간세상의 욕망보다 훨씬 많다. 싸하세계(사바세계)는 (물질을 바탕으로 한) ‘물질(物質)’이기 때문에 가로막는 것이 너무 많다(물질이란 종이 한 장만 막혀도 볼 수 없고, 물질이란 스스로 끊임없이 묵은 것은 없어지고 새것이 대신 생기면서 연줄 따라 생겼다가 연줄 따라 사라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물건을 ‘갖고 싶지만 얻을 수 없는 고통(求不得苦)’ 때문에, 한숨짓는 때가 자주 있지 않는가!

그렇지만 극락세계는 그와 달리 물질적인 세계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것을 바라는 생각(헛된 생각)만 하면 그것이 바로 눈앞에 나타나 끊임없이 누릴 수 있게 해준다.

극락세계의 (자성을 바탕으로 한) ‘성질(性質)’이란, 텅 빈 공간(虛空)에 속하기 때문에 온 법계(法界)에 두루 꽉 차고,

하늘나라는 [신성(神性)을 바탕으로 한] ‘신질(神質)’에 속하기 때문에 비록 5가지 신통력(神通力)이 있지만, 구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때가 있다.

인간 세상은 물질(物質)에 속하기 때문에, 겹겹이 가로막혀 구하는 것을 얻기 어렵다.”

 

나는 또 관세음보살께 여쭈었다.

“헛된 경계(꿈)와 여래의 맑고 깨끗한 참된 경계는, 어떻게 다릅니까?”

관세음보살께서 가르침을 주셨다.

“참된 경계란 늘 있어 없어지지 않는 것(常住不滅)으로 갖가지 빛을 끝없이 오래 내뻗칠 수 있지만,

헛된 경계란 덧없는 것(無常)으로 어떤 빛도 내뻗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스스로의 헛된 업(業)을 깨치게 되면, 바로 모든 것이 공(空)하여 아무 것도 없는 것과 같다. 마치 사람이 잠을 잘 때 꿈을 꾸는 것과 같아, 꿈속에서 본 산ㆍ내(川)ㆍ사람ㆍ물건이나 도시ㆍ빌딩 같은 것들이 꿈을 깨고 나면 아무 것도 없는 것과 같다.

싸하세계(사바세계)에 사는 중생들은 명예와 이익을 다투는 데 목숨을 걸고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으로, 온 삶의 정신과 힘을 아낌없이 쏟아버린다. 그러다 마침내 죽고 나면 단 한 가지도 못 가져가고, 정신과 넋은 6가지 길을 따라 끊임없이 나고 죽는(六道輪廻) 소용돌이에 빠져들어, 연줄(緣) 따라 나고 연줄 따라 죽으며 업보(業報)에 따라 괴로움과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괴로움의 바다를 벗어나고 싶다면, 반드시 하루 빨리 깨달아서 이 언덕(극락세계)으로 돌아와야 한다.”

 

앞에서 본 그 집 주인도 업을 가지고 와서 태어난 것으로, 

관세음보살의 말씀에 따르면, 그는 나와 같은 고향[푸졘성(福建省) 푸톈현(莆田縣)]이라고 한다. 나와 서로 말이 통할 것이니 집안으로 들어가 보라고 하셨다.

우리가 그 화려한 큰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니, 안쪽에 큰 술자리가 마련되어 있고 상 위에는 온갖 맛있는 음식들이 차려 있는데, 60~70명이 바야흐로 크게 먹고 마시는 중이라 광경이 꽤나 떠들썩하였다. 한 노인이 있는데, 70살쯤 되어 보이는 겉모습이 인간세상에서 재산이 넉넉하고 세력이 있는 사람 같아 주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내가 들어오는 것을 보더니, 정중하게 앞으로 나와 멋쩍어하면서 물었다.

“어디에서 오셨는지요?”

 

나는 푸졘성(福建省) 사투리를 써서 대답하였다.

“나는 푸졘성 푸톈(莆田)에서 왔는데, 당신과 같은 고향입니다.”

 

그는 ‘같은 고향’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한껏 기뻐하며 머리를 잇달아 끄덕이며 말했다.

“어서 오십시오. 정말 잘 오셨습니다.”

 

아울러 나를 아주 정성껏 맞이하여, 자리에 함께 하도록 하였다. 나는 얼떨결에 물었다.

“여러분은 여기서 무슨 큰 잔치를 하고 있습니까?”

 

그는 웃으며 오히려 되물었다.

“당신은 어떻게 여길 오시게 됐습니까?”

 

나는 손을 들어 문 밖에 서 계시는 웬관 노스님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관세음보살께서 나를 데리고 여기까지 오셔서, 여기를 돌아보면서 구경하고 있습니다.”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눈앞의 모든 모습이 갑작스럽게 바뀌기 시작했다. 이 노인은 관세음보살이란 이름을 듣자마자, 몸이 갑자기 한차례 흔들리더니 얼굴에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잠깐 사이에 눈앞에 보이던 그 화려한 건물과 안에 있던 60~70명, 그리고 모든 잔치의 시끌벅적한 장면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그 노인도 13~14살의 모습으로 바뀌어 연꽃 위에 얌전하고 바르게 앉아 있는데, 온몸이 수정처럼 하얗고 속까지 훤히 비치어 아주 아름다웠다.

이처럼 광경이 갑자기 바뀐 것은 바로 관세음보살께서 조금 앞에 말씀하신 것과 같은 것으로,

경치나 모습은 헛된 생각(妄想)에서 생겼고, 그 헛된 생각이 사라지자 경치나 모습도 따라서 사라진 것이다.

본디 이 사람은 전생에 싸하세계(사바세계)에서 이름난 부자 상인이었다. 그는 갖가지 살아있을 때의 헛된 생각이 아직도 남아있어, 쌓인 버릇(習氣)을 없애지 못하고 큰 잔치를 베풀어 손님을 맞이하는 것을 좋아했다. 이런 버릇은 뜻하지 않은 때 갑자기 드러나는데, 바로 조금 전 같은 정경들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조금 뒤 그는 나에게 스스로를 소개하였다.

“저는 푸졘성(福建省) 푸톈현(莆田縣) 한쟝향(涵江鄕) 뚜어터우촌(哆頭村) 사람이고, 이름은 린따오이(林道一)라고 합니다. 집안은 잘 살아 뚜어터우촌에서는 이름난 집안에 들었습니다. 

목숨이 다할 때 선지식(善知識)의 가르침과 안내를 받아, ‘열 번 염불(十念)’로 (극락에) 와서 태어났습니다.

다만 참으로 부끄러운 것은 나의 업장과 헛된 생각(妄想)이 너무 많아 없애버리지 못하고 은혜와 사랑도 버리기 어렵기 때문에, 늘 허튼 생각을 하게 되면 갖가지 헛된 경계가 나타납니다. 관세음보살께서 이미 두 차례나 저를 불러 가르침을 주시면서 바로 잡으라고 하셨으나, 나는 아무리해도 묵은 병이 다시 도져 죄다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헤어질 때 그는 또 나에게 한 가지 소식을 전해달라고 맡겼다. 그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이름은 아왕(阿旺)이고 싱가포르에 살고 있다고 한다. 내가 나중에 싸하세계(사바세계)로 돌아간 뒤, 그 아들 아왕에게 ‘아버지는 중국에서 이미 서녘 정토에 가서 태어났다’는 한 마디를 전해 달라는 것이었다.

관세음보살께서는 이처럼 업을 가지고 와서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연꽃못인 ‘여덟 가지 공덕의 물(八功德水)’에 가서 많이 씻도록 해, 마음속의 헛된 생각을 씻어버리고, 스스로의 참된 마음이 조금씩 맑고 깨끗하게 되돌아가도록 타이르고 이끌어주신다고 한다.

 

나와 관세음보살은 다시 가파른 절벽 아래 이르렀다. 이때 나는 또 기묘하고 이상한 광경을 보았다. 

나이가 스무 살 안팎쯤 되는 여자를 보았는데, 몸에 사람들과 똑같은 검은 옷을 입고, 높은 절벽 아래서 큰 소리로 울부짖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때 나는 ‘극락세계는 즐거움만 있고 괴로움은 없는 것인데, 왜 여기에 저처럼 몹시 슬퍼서 괴로워하는 사람이 아직 있는 것인가?’ 라는 아주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관세음보살께서는 이미 나의 속마음을 훤히 알고 계시듯 나를 다 꿰뚫어 보시고는, 날더러 앞으로 나가서 한 번 물어보면 바로 알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녀 곁으로 가서 두 손을 합장하고 물었다.

“보살님, 왜 여기서 이렇게 슬프게 울고 있습니까?”

 

그녀가 머리를 들고 쳐다보는데, 울고 있는 것이 아니라 빙긋이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저는 마음이 놀라서 헛된 생각이 어지럽게 흩날리고 있는 것입니다.”

말소리가 떨어지자마자, 바로 연꽃못의 연꽃 위로 돌아가 얌전하고 바르게 앉았는데, 13~14살의 여자 아이 모습으로 변하고 온몸이 수정 같았으며, 그 높은 벼랑도 한꺼번에 사라져 버렸다.

 

그녀는 나에게 스스로를 소개하였다.

“저는 푸졘성 슌창(順昌) 사람이고, 이름은 ○○○이며, 현재 21살인데 불문(佛門)에 귀의한 청신녀입니다. 1960년대 저는 출가하기로 마음먹었으나 사람들이 중간에 간섭하며 줄곧 반대하였으며, 마지막에는 너무 심하게 괴롭혀 벼랑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하게 되었습니다.

본디 제 목숨을 스스로 끊어 죽는 것은 10가지 나쁜 짓(十惡)에 들어 극락에 태어날 수 없는 것이지만, 관세음보살께서 큰 자비심을 내시어, 저의 한 가닥 참되고 바른 정성을 마음속에 두셨다가 맑은 나라(淨土)에 태어나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저는 이곳에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놀랜 마음과 헛된 업장을 아직 없애지 못해 자주 스스로를 억눌러 다스리지 못하고, 마음속에 있는 놀랜 마음과 헛된 업장이 되비쳐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바로 사람들이 불길한 꿈을 꾸는 것과 같아서, 마음속에 늘 놀랍고 무서운 경계가 나타나곤 한답니다. 비록 관세음보살께서 설법으로 깨우쳐 주셨지만, 아직 없애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녀를 보살펴 주려는 마음을 내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보세요. 내 옆에 서계시는 분이 바로 관세음보살님이 아니십니까!”

 

그녀가 이 말을 듣자마자 바로 관세음보살님에게 무릎을 꿇고 엎드려 절을 올리자, 관세음보살께서 그녀에게 일러서 시키셨다.

“너는 빨리 연꽃못의 8가지 공덕의 물(八功德水)로 몸을 많이 씻어라. 그러면 이런 업장이 조금씩 없어질 것이다.”

 

연꽃못에 있는 연꽃도 싱싱하게 피고 시드는 갖가지 현상을 드러내고 있어, 관세음보살께 이내 물어보았다.

“왜 이렇게 되는 것입니까?”

관세음보살께서는 대답하셨다.

“연꽃 하나하나가 시들거나 생기를 잃는 까닭은,

어떤 사람이 붇다를 처음 믿을 때 아주 경건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온힘을 다해 염불에 정진하면서 붇다가 될 씨앗을 뿌리면, 그 씨앗은 연꽃못에서 싱싱하게 자라 아름다운 꽃이 활짝 피게 된다.

그러나 한동안 부지런히 닦다가 마음이 게을러지고 믿는 마음이 흔들리면, 염불만 그만 두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는 10가지 나쁜 짓(十惡)이라는 나쁜 일까지 저지르게 되고,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의 연꽃은 조금씩 시들어 가는 것이다.

 

저기 꺾어져 시든 연꽃을 보아라. 바로 쟝시성(江西省)에 살았던 ○○○의 것인데, 그 사람은 처음에는 (불법에) 귀의하고 염불하였는데, 

나중에 벼슬아치가 되더니 염불을 하지 않고, 도리어 5가지 냄새나는 남새(五葷菜)를 먹고 10가지 나쁜 짓을 저지르니 나라에서 사형에 처했기 때문에 연꽃이 말라 죽은 것이다.

 

그 밖에 또 말라죽은 이 연꽃은 (푸졘성) 용타이현(永泰縣)에 살았던 사람의 것으로, 법사에게 귀의한 뒤 3년 동안 염불하여 꽃이 아주 아름답게 피었는데,

나중에 돈을 벌려고 뛰쳐나가 장사를 하면서부터 다시는 염불을 하지 않았다. 옳지 못한 재산을 마음껏 모았으나, 마지막에는 오히려 재산을 몽땅 잃고 망해 산더미 같은 빚을 갚을 길이 없자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죽었다. (자살하여) 10가지 나쁜 짓을 한 사람은 (극락에) 태어날 수 없기 때문에, 연꽃이 말라 죽은 것이다.”

 

나는 또 관세음보살께 여쭈었다.

“창량(常亮) 법사께서 살아 계셨을 때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염불 한 마디가, 강모래만큼 많은 죄도 없앤다.’고 하셨는데, 저 사람은 3년이나 염불을 했는데, 왜 공덕이 없습니까?”

관세음보살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불법을 몰랐던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악을 짓다가,

나중에 선지식의 가르침을 듣고 곧 착하게 살기로 마음을 바꾼 사람의 경우이다. 그런 사람이 영원히 악을 짓지 않겠다고 참회하며, 악을 버리고 착하게 살면서 한마음으로 염불을 시작하였을 때, 한마디 붇다 이름만 새겨도(念) 스스로 지은 그지없는 죄업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 뒤 염불을 오래 이어가며 바뀌지 않으면, 죽은 뒤 극락세계에 가서 태어나, 비록 업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영원히 물러남이 없이 끝내는 불도(佛道)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관세음보살께서는 잠시 멈췄다가 이어서 말씀하셨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입으로는 염불을 하지만, 

마음은 독을 품은 전갈처럼 몰래 남을 해치며 나쁜 업을 짓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사람은 바로 10가지 나쁜 짓(十惡)에 속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맑은 나라(淨土)에 가서 태어날 수는 없고, 얼마쯤 좋은 뿌리(善根)를 심는데 그치게 된다.

그런데 그 사람 개인의 좋은 뿌리는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언젠가 잘못을 깨닫고 다시 참회를 한 뒤 염불하고 착한 일을 하면, 그 연꽃은 바로 생기를 되찾아 다시 빛이 환하게 번쩍이며 피게 된다.”

관세음보살께서 넌지시 깨우쳐 주셨다.

“세상에서 잘 사나 못 사나, 지위가 높거나 낮거나, 착하거나 약하거나, 슬기롭거나 어리석거나, 사내ㆍ계집ㆍ늙은이ㆍ아이, 사회 각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 누구를 따지지 않고, 참되고 성실한 마음으로 믿고 부지런히 염불하며, 악을 끊고 착하게 살면서 (염불하는) 마음과 입이 하나가 되도록 꾸준히 이어가면,

맑은 나라(淨土)에 핀 연꽃은 튼튼하게 자라고, 목숨이 다할 때 자연히 아미따불의 인도를 받아 극락에 태어나 그 연꽃에서 바뀌어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만일 붇다를 믿고 염불을 한다고 해도 더웠다 추웠다 자주 변하고 부지런하다 게으르다 하면,

연꽃은 피어 있지만 아름답게 자랄 수가 없다. 그러다 만일 일을 그르쳐 10가지 나쁜 짓을 하고 죽으면, 다시 6가지 길에서 끊임없이 나고 죽기(六道輪廻) 때문에 극락세계에 가서 태어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 말했을 때, 나는 문득 30살쯤 된 빅슈니(比丘尼비구니스님)가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것이 보았다. 눈여겨 바라보니 이전에 지앙시성(江西省) 윈지산(雲居山) 칭윈암(慶雲庵)의 주지로 있던 파번(法本) 스님이었다.

나를 보자마자 바로 큰소리로 부르며 말했다.

“아아! 관징(寬淨) 사형(師兄)이 오셨군요. 어서 오십시요! 환영합니다! 축하합니다.”

나는 그 스님에게 물었다.

“스님은 언제 이곳에 태어났기에 내가 모르고 있었지요!”

스님이 말했다.

“1971년, 저는 세속으로 돌아가려 하지(還俗) 않았기 때문에, 나중에 어떤 곳에서 물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본디 10가지 나쁜 짓(十惡)은 (극락) 가서 태어날 수 없는 것인데, 붇다께서 저에게는 자비로 은혜의 문을 크게 열어주셨습니다. 내가 한마음으로 염불하고 세속에 조금도 물들지 않았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에, 저를 이끌어 이곳에 태어나게 한 것입니다. 제가 이곳에 온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나는 다시 스님에게 물었다.

“하품 연꽃에 태어난 사람들은 모두 모습이 십 몇 세쯤 되는 아이들인데, 

왜 스님은 아직 30이 넘은 비구니 (모습)입니까?

스님이 대답하였다.

“관징 스님이 오셨다는 말을 듣고, 바로 헛된 생각(妄想)을 일으켜 본디 모습이 되도록 하여 스님이 저를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한 것입니다. 

관쫑(寬忠) 사형은 잘 계시는지요? 돌아가서 만나시면 그에게 힘써 부지런히 닦으라 하시고, 저는 이미 정토에 태어났으니 마음을 놓아도 좋다고 전해 주십시오.”

 

◈ 맑게 보는 탑(淨觀塔정관탑)과 언어다라니(言語多羅尼)

갑자기 종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고, 관세음보살께서 이것은 설법 시간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이때 문득 보니 몇 천, 몇 만 명이 모두 남자아이로 바뀌었는데(이번에는 여자아이는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모두 13~14살쯤 되어 보였다. 몸에는 붉은 옷을 입고, 허리에는 금띠를 두르고, 머리는 두 가닥으로 쪽을 찌고, 똑같은 옷차림으로 가지런히 늘어섰는데, 그들의 몸ㆍ머리ㆍ손ㆍ발 모두가 하얗고 안이 훤히 비치는 수정(水晶)같았다.

얼핏 보니, 그들은 연꽃자리 위아래로 깡충깡충 뛰어 모여서 모두 서로 이마가 땅에 닿게 머리를 숙여 절을 하였고, 하늘 음악이 울려나오자 하늘에서 갖가지 아름다운 새들이 소리에 맞추어 염불을 하였다. 

 

이어서 온몸에 몇 백 가지 빛을 내는 보살 한 분이 눈앞에 나타나는데, 모든 광경이 더할 수 없이 빼어났다.

관세음보살님께서 나에게 알려주셨다.

“저분이 바로 대요설(大樂說)보살이다. 오늘은 저 보살이 설법을 맡아서 하는 날이라, 시방의 붇다들께 절을 올리려고 하는 것이다.”

이때 하늘에서 비가 오듯 갖가지 아름다운 빛깔의 꽃송이와 여러 가지 별난 물건들이 쏟아져 내리자, 남자아이들은 옷자락에 받아서 담았다. 바로 이어서 하늘에서 번갯불처럼 수만 가지 빛과 색깔이 번쩍거렸는데, 잠깐이지만 아름다웠다.

 

하품하생에는 ‘언어다라니 집(言語多羅尼堂)’이라는 것이 있는데, 언어다라니란 보살이 한 마디 법을 말하면 모든 중생이 다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듣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건, 푸졘(福建) 사람이나, 광둥(廣東) 사람이나, 하이난(海南) 사람이나, 차오저우(潮州) 사람이나, 상하이(上海) 사람이나, 시촨(四川) 사람이나, 또는 미국 사람이나, 독일 사람이나, 프랑스 사람이나, 소련 사람이나, 일본 사람이나, 어느 나라 어느 지역 출신인가를 따지지 않고, 보살은 오로지 한 가지 말소리를 내면 들리는 것은 바로 자기 말로 들리기 때문에, 통역을 쓰지 않고 모두 직접 알아들을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언어다라니’의 뛰어나고 신기함이다.

 

하품하생에는 아주 높은 탑이 있는데, ‘맑게 보는 탑(淨觀塔정관탑)’이라 부른다.

곳 중생들이 탑 꼭대기 층에 가거나 꼭대기 층에서 내려오고 싶을 때, 우리 싸하세계처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릴 필요가 전혀 없다. 그들이 올라가려고 마음만 먹으면 생각하자마자 바로 올라가고, 내려가고자 하면 한 생각에 바로 내려오기 때문이다.

그들의 몸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속이 훤히 비치고 걸림이 없어, 어느 곳이든 담과 벽 같은 곳도 한 번 생각만 하면 통과하고 아무 것도 부딪치거나 막히지 않는다. 설령 몇백, 몇천, 몇만의 사람들이 한 곳에 한꺼번에 모인다고 해도, 서로 부딪치거나 붐비지 않는다. 그들은 사람 같은 몸뚱이(물질)가 없고, 몸이 속까지 훤히 비치고 막힘이 없기 때문이다.

 

‘맑게 보는 탑’은 대단히 커서, 그 안에서는 무엇이든 다 볼 수 있고, 모든(十方) 세계의 경계를 비추어 낼 수 있다.

이곳에 가면, 보기를 들어 우리 싸하세계(사바세계) 지구를 보고자 할 때 눈길을 멀리 두고 보면, 모래알 하나만큼 크기로 보이고, 해를 봐도 마찬가지로 모래알만 하다.

하지만 만일 그 가운데 어떤 모습을 뚜렷하게 보려고 하면, 보기를 들어 아시아를 보겠다고 생각하면, 눈길이 그에 따라 커지면서 바로 아시아가 뚜렷한 영상으로 나타난다. 중국을 보려 하거나, 만리장성을 보려 하거나, 푸졘성(福建省)을 보려 하거나, 더 나아가 그 가운데 한 집이나 그 집안의 모습을 보려 하면, 눈길도 그에 따라가게 되고 보고자 하는 사물이 커져 뚜렷한 영상이 눈앞에 나타난다.

 

하품중생(下品中生)에 태어난 사람은

살아 있을 때 늘 좋은 일을 하며 좋은 뿌리(善根)와 복덕(福德)을 많이 쌓았거나, 

또는 염불하여 서녘 맑은 나라에 회향한 사람으로, 아미따불 바람(願力)의 도움을 받아 바로 이런 경계에 와서 태어날 수 있다.

 

하품상생(下品上生)에 태어난 사람은

한 층 더 나아가, 살아 있을 때 5계와 8계를 지키고, 적극적으로 좋은 일과 보시를 하고, 

수행을 꽤 엄하게 한 사람이 비로소 이곳에 와서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곳을 다 보고 난 뒤, 관세음보살께서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나를 데리고 한 층을 더 올라가 중품중생(中品中生) 연꽃못을 가서 둘러보기로 하였다.

 

 

7. 중품연꽃(中品蓮花) - 평범한 사람과 성인이 함께 사는 곳

우리들은 하품 연꽃못을 나와, 이전처럼 다라니를 외니 몸이 비행기를 탄 것처럼 하늘 높이 떠올랐고, 얼핏 보니 눈부신 다락집과 뾰족탑들이 수없이 우리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이때 나는 갑자기 내 몸이 조금씩 커지는 것을 느꼈다. 왜냐하면 중품중생의 연꽃못에 있는 연꽃은 크기가 중국의 한 성(省)과 맞먹는 700~800리(350~400㎞)쯤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싱가포르에서 쿠알라룸푸르까지 간다고 해도 180리(90㎞) 밖에 되지 않으니, 700~800리라면 거의 태국 중부에 이르는 거리와 맞먹는다. 이처럼 연꽃이 엄청나게 크니, 이곳에 태어난 이들의 몸꼴과 키도 그에 알맞게 커서 연꽃의 크기와 정비례하는 것이다. 말할 것 없이 이곳 궁전과 집도 이곳에 사는 중생을 받아들일 만큼 더 높고 크다.

 

관세음보살께서 나에게 말씀해 주셨다.

중품중생(中品中生)은 일반적으로 보통 사람과 성인이 함께 살기 때문에 사부대중(四部大衆)이 모두 있어, 출가한 비구, 비구니도 있고, 집에서 수행한 선남선녀(男女居士)도 있다.

이곳에 태어난 사람은, 하품 연꽃에 태어난 중생보다 한층 더 뛰어난 사람들이다.

그들은 살아 있을 때 모두 삼계를 벗어나겠다는 생각으로 싸하세계(사바세계)에서 부지런히 닦고 힘써 익혔으며,

스스로 닦는 일 이외에 불교 사업에도 적극 나서, 땅과 하천을 크게 고쳐 만들거나 절을 세우고, 또는 많은 경전을 펴내거나 불법을 널리 펴는 일들을 하였다. 아울러 좋은 일과 보시를 하고 계율을 엄하게 지켰으며, (중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慈)ㆍ괴로움을 없애주고(悲)ㆍ함께 기뻐하고(喜)ㆍ모두 똑같이 대하였기(捨) 때문에,

목숨이 다할 때 서녘(극락)의 세 성인(三聖)이 이끌어 주어 중품중생 연꽃못에 와서 태어난 것이다.

다만 그들의 수행에 깊고 얕음이 있기 때문에, 상ㆍ중ㆍ하 3등급으로 나누어진다.”

 

우리는 곧 대전(大殿)에 이르러 여러 보살들을 찾아뵙고 엎드려 절을 올린 뒤, 관세음보살은 바로 나를 데리고 연꽃못을 보러 갔다. 아! 중품 연꽃못은 하품에서 본 다른 연꽃못과 견주어 볼 때, 몇 배가 될지 모를 정도로 장엄하고 뛰어났다. 사방 둘레는 모두 7가지 보배로 쌓았고, 연못 속 연꽃의 무늬는 더할 나위 없이 우아하고 아름다웠으며, 게다가 갖가지 찬란한 빛을 내 서로 어울려 비치고 있어, 참으로 아름답고 눈이 부셔 무어라고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더욱 신기한 것은 연못 안에 있는 연꽃의 꽃잎이 특이하게 아주 여러 층으로 나뉘어 있고, 각 층에는 모두 정자ㆍ다락집ㆍ보탑(寶塔) 같은 것이 열 몇 가지 색깔의 빛을 내고 있어, 아름답기 그지없는 경치가 더할 나위 없는 감동을 주었다.

연꽃 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몸은 붉은 빛을 띤 금빛으로 안이 훤히 드려다 보이고, 빛을 내고 있었다. 그들의 옷은 모두 똑같은 차림으로 나이는 스무 살 안팎쯤 되어 보이고, 단 한 명의 아이나 늙은이도 보이지 않았다.

이때 나 스스로를 보니, 뜻밖에 언제 바뀌었는지 모르지만 그들과 똑같은 모습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관세음보살께서는 본디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나는 관세음보살님께 여쭈어 보았다.

“왜 이곳에 있는 물건들은 모두 빛을 내고, 빛깔을 내려하면 어떤 빛이든지 다 낼 수 있으며, 

내 몸도 그들과 같이 바뀌는 것입니까?”

관세음보살께서 대답해 주셨다.

“이 모든 것은 아미따불의 위신력 때문에 생긴 것으로, 무엇이나 다 반사하여 비칠 수 있고 빛을 낼 수 있다. 아미따불은 그지없이 밝고 환한 빛을 내기 때문에, 여기까지 미치어 마침내 이런 모습으로 바뀐 것이다. 네 몸이 바뀐 것도 마찬가지로, 바로 아미따불의 위신력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연꽃못 안에서는 경계마다 각각 그 옷차림이 모두 같다.

스스로 가지고 있는 신통력으로 따로 갖가지 모습으로 바뀔 때를 빼놓고는, 모두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

 

이어서 관세음보살께서 넌지시 말씀해 주셨다.

“중품 연꽃못에도 빛깔이 어둡고 빛이 나지 않는 다락집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극락세계의 실제 모습이 아니고, 

이곳에 태어난 사람들의 헛된 생각에서 생긴 것으로 꿈과 곡두(幻) 같은 덧없는 경계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눈앞에 바로 빛을 내지 않는 다락집이 한 채 나타났다. 

주위 일대에는 널찍한 꽃동산이 있어 갖가지 꽃이 활짝 피어 아름다움을 다투고 있고, 새들은 나무 위를 나르며 지저귀는 이 한 폭의 그림 같은 정경은, 인간세상에서 재산이 넉넉하고 지위가 높은 사람의 으리으리한 집과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이 집에는 큰 마루 위에 3가지 보배(三寶)를 모시고 어버이ㆍ형제ㆍ누이ㆍ친족들이 모두 한 집에 모여 염불을 닦고 있는데, 20명 남짓한 남자와 여자, 늙은이와 어린이 모두 아주 경건하고 성실한 불교 신도들이었다.

이때, 관세음보살께서 나에게 알려 주셨다.

“이 집 사람들은 베풀기를 좋아해, 남에게 즐거움을 주고(慈)ㆍ괴로움을 없애주고(悲)ㆍ함께 기뻐하고(喜)ㆍ모두 똑같이 대하였기(捨) 때문에 이미 중품중생에 와서 태어났는데,

아직 옛날의 은혜와 사랑을 끊어버리지 못하고 늘 인간세상의 일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한 집안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모두 여기서 되비쳐 살아나는 것이다.”

 

관세음보살께서 (또) 말씀하셨다.

“9품 연꽃은 아래서 위로 한 품(品) 한 품(品)씩 올라가는데, 하품(下品) 수행을 잘하면 연꽃이 중품(中品) 연꽃못으로 옮겨 심어진다. 

이런 정황은 바로 참선과 같아, 초선(初禪)을 마치고 2선(二禪)으로 들어가고, 2선을 마치고 3선(三禪)으로 들어가고, 3선을 마치고 4선(四禪)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갑자기 허공에서 종소리가 울리자, 그 다락집은 바로 자취 없이 사라지고, 모두 스무 살쯤 되는 젊은 사람으로 바뀌었는데 다 같이 몸은 붉은 빛을 띤 금색이고 안이 훤히 비치며, 옷차림도 모두 똑같았다. 사람 수는 점점 늘어나 헤아릴 수 없게 되고, 굉장히 큰 모임이 이루어졌다.

관세음보살께서 말씀하셨다.

“오늘은 대세지(大勢至)보살과 상정진(常精進)보살이 법화경(法華經)을 가르치는데, 가서 들어보겠느냐?”

나는 대답하였다.

“저는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가장 좋아합니다. 같이 가서 들어보겠습니다.”

 

우리는 얘기를 나누면서 모임 장소의 강단 있는 곳으로 갔다. 

강단 위는 둘레가 모두 그물이 쳐져있는데, 무지개 같고 구슬 같은 수 천 가지 빛이 나며 그 빛발이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양쪽 곁에는 7줄로 된 큰 나무들이 하늘 끝까지 높이 치솟아 있는데, 나무속에도 정자와 다락집이 있고 수많은 보살들이 그 위에 모여 묘법연화경을 듣는다. 

강단은 7가지 보석과 금은으로 꾸며졌는데, 높이가 몇 길이나 되는지 알 수 없고 대단히 장엄했다. 

 

관세음보살께서 나를 데리고 강단 위로 올라가, 내가 두 분의 보살님께 절을 하며 예를 드렸더니, 두 분이 나를 옆자리에 않도록 하였다. 대세지보살께서 의장 자리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계셨다.

이때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 없는 향불 연기가 맴돌며 피어올라 아주 맑고 향기로웠고, 하늘에서 은은하고 감동적인 하늘음악이 울리자 수많은 아름다운 새들이 그 음악에 맞춰 노래하고 춤을 추었다.

모두 절하여 예를 표한 뒤, 대세지보살께서 일어나 경전강의 시작을 알리고, 이어 상정진보살께서 법사 자리에 나아가 모두를 향해 예를 갖춘 뒤 말씀을 이어갔다.

“묘법연화경은 화장세계(華藏世界) 모든 붇다의 근원이고 붇다를 이루는 본바탕이니, 무릇 성불을 하고자 하는 이는 반드시 이 경전을 배워야 합니다. 

지난 번 한 차례는 첫 번째 절(節)에서 ‘묘법연화경이란 무엇인가’와 ‘묘법연화경은 한량없는 보배다’에 관한 것을 설명했고, 오늘은 두 번째 절인 ‘묘법연화경의 구실’입니다.…”

어림잡아 한 시간 안팎 말씀하셨다.

나는 그 경문을 들은 뒤 마음속에 의문이 하나 생겼는데, 바로 여기서 강의한 묘법연화경은 인간 세상에 있는 묘법연화경 내용의 구절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의문에 대해 관세음보살님께 가르침을 청했다. 

관세음보살께서 풀이해 주셨다.

“인간 세상에 있는 묘법연화경 내용은 쉬운 편이지만, 여기서 가르치는 경문은 더 깊이 들어가는 편이다. 비록 깊고 얕은 차이는 있지만 속뜻은 한가지로,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나한은 보살의 경계를 모르고, 보살은 붇다의 경계를 모른다. 

네가 들은 보살의 경전 강의에서 보살은 한 가지 말로만 설했지만, 천 몇백 가지 말을 쓰는 듣는 이들에게는 모두 스스로 쓰는 언어로 들리게 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언어다라니삼매(言語多羅尼三昧)’라는 것이다.”

 

상정진보살께서 경전 강의를 마치자, 눈앞에는 한 폭의 헤아릴 수 없는 신기한 경계가 나타났다. 

문득 보니, 하늘에서 수많은 하늘꽃(天花)과 보물이 흩날리며 내려오는데. 둥근꼴 세모꼴처럼 모두 달라 하나도 같은 것이 없었다. 금빛 찬란한 길처럼 뿌려지자, 강단 아래 있던 청중들은 쉴 사이 없이 손을 내밀어 받거나 옷에다 담기도 하였다.

이때 하늘음악이 일제히 울려 퍼지며 선인(仙人)의 가락이 아득하게 들려오는데, 그 소리가 어디서 흘러나오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매우 장엄하였다. 

갑자기 강단 아래 있던 몇 천 몇 만의 붉은 옷을 입은 청년들이 몸을 한 번 흔들자, 모두 초록빛 옷을 입은 아가씨의 모습으로 바뀌어 연분홍빛 치마 위에 금빛 허리띠를 차고 훨훨 나는 듯 춤을 추는데, 기쁨과 즐거움이 견줄 바가 없었다.

조금 뒤, 그들은 다시 공처럼 둥근 연꽃으로 바뀌고, 저마다 각기 다른 아름다운 빛깔을 드러내며 갖가지 빛들을 사방으로 환하게 비치자, 한 사람의 그림자도 볼 수 없게 되었다.

갑자기 연꽃 위에 단정하게 앉은 보살의 모습이 나타나고, 이어서 수많은 금탑 은탑으로 바뀌어 환한 빛이 사방으로 비추니, 사방 둘레가 말로 나타내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고 장엄하게 바뀌었다.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는 사이에, 갑자기 텅 빈 공중에서 초록빛 옷을 입은 몇 백 명의 아가씨들이 한꺼번에 매우 빠르게 내려와 대전에 부딪치더니 담과 벽을 꿰뚫고 지나가는데, 마치 공기 속을 지나가는 것 같이 아무런 걸림이 없었다.

나는 깜짝 놀라 관세음보살님께 이것이 무슨 현상이냐고 여쭈었더니, 관세음보살께서 말씀하셨다.

“극락세계는 바로 아미따불의 원력(願力)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성질은 물질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자, 다락집, 궁전, 보탑, 자연 경치, 꽃과 나무 같은 것이 모두 안이 훤히 비치고,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막힘없이 마음대로 오갈 수 있다. 못 믿겠으면 너도 가서 한 번 부딪쳐 보아라.”

나는 말씀하신 대로 대전을 둘러싼 담 옆으로 뛰어가서 큰 기둥이나 난간 같은 곳을 모두 부딪쳐 보면서 나고 들고 뚫고 들어갔다 뚫고 나와 보았는데, 말 그대로 아무런 걸림이 없었다. 다만 손으로 만져보면 마치 실제 물체가 있는 것 같지만, 걸리거나 막히는 것은 없었다. 이런 현상은 오히려 물을 만지는 것과 같아, 만져보면 확실히 물체가 있는 느낌이 들지만 마음대로 뚫고 갈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어서 관세음보살께서는 나를 데리고 가서 두 가지 기묘하고 특이한 광경을 보여 주었는데, 

바로 8가지 큰 경치의 산(八大景山8대경산)과 꽃나라 전람관(華藏世界 展覽舘 화장세계 전람관)이었다

◈ 8가지 큰 경치의 산(八大景山8대경산)

중품하생(中品下生)에는, 보통 헛된 생각(妄想)이 적은 편이거나 헛된 생각이 없는 사람이 태어난다. 

그들의 겉모습은 모두 16~20살 사이이고, 같은 옷을 입고 남녀 구분이 없다. 그들의 행동도 모두 함께 하는 것으로, 날마다 시방(十方)에 계신 붇다에게 공양을 한다. 

그곳 연꽃은 등급이 높은 편이고, 갖가지 빛깔이 모두 나서 하품연화와 견주어 보면 뛰어난 점이 훨씬 더 많다.

 

이곳에는 ‘8가지 큰 경치의 산(八大景山8대경산)’이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8가지 큰 경치(八大景)’란 우리의 8가지 의식(八識)을 대표하는 것이다. 바로 눈(眼)ㆍ귀(耳)ㆍ코(鼻)ㆍ혀(舌)ㆍ몸(身)ㆍ생각(意)ㆍ마나스식(末那識), 알라야식(阿賴耶識)을 말하는데, 이것을 모아서 8가지 의식(八識)으로 이루어진 마음 밭(心田)이라 부른다.

아미따불께서 이 8가지 큰 경치의 산(八大景山8대경산)을 세운 것은

이곳에 태어난 사람들이 자신의 8가지 의식(八識)인 마음 밭(心田)을 닦아, 모두 ‘공(空)’까지 이르게 하기 위한 것이다.

 

* 첫째 경치의 산(第一景山제1경산)

첫 경치의 산은 ‘밝은 빛 경치의 산(光明景山광명경산)’이라 부르며, 우리의 ‘안식(眼識)’을 대표한다. 

이 산 속에서는, 시방 세계의 모든 것을 다 눈으로 볼 수 있다. 보기를 들어, 싸하세계(사바세계) 아무개 중생의 전생(前生)과 과거생의 삶이 어떠했는지 보고자 하면, 그 아무개 중생의 전생은 돼지였고, 둘째 전생은 종(奴婢)이었고, 셋째 전생은 부자였고, 넷째 전생은 황제ㆍ장군ㆍ재상이었던 것 따위를 모두 하나하나 다 볼 수 있으며,

나중에는 다른 붇다 나라의 모습도 한 번 척 보아 대뜸 알 수 있도록 환하게 볼 수 있다.

 

* 둘째 경치의 산(第二景山제2경산)

‘소리를 듣는 경치의 산(聲聞景山성문경산)’이라 부르며, 우리의 ‘이식(耳識)’을 대표한다. 

이 산에 이르면, 귀로 시방 세계의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듣기만 하면 바로 돌아가는 형편을 헤아려 알 수 있으며,

나중에는 붇다가 강의하시는 어떤 경전이라도 모두 들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

 

* 셋째 경치의 산(第三景山제3경산)

‘냄새를 맡는 경치의 산(味芳景山미방경산)’이라 부르며, 우리의 ‘비식(鼻識)’을 대표한다.

이 산 속에서는, 시방 세계의 어떠한 냄새도 다 맡을 수 있으며, 코에 냄새를 맡기만 하면 바로 그 내용을 헤아려 알 수 있는데, 만일 아이를 밴 부인의 냄새를 맡으면 바로 뱃속 아이가 사내인지 계집인지 알아 낼 수 있고, 쇠붙이 냄새를 맡으면 바로 금인지, 은인지, 구리인지, 쇠인지 알아낼 수 있다.

 

* 넷째 경치의 산(第四景山제4경산)

‘말소리 경치의 산(音聲景山음성경산)’이라 부르며, 우리의 ‘설식(舌識)’을 대표하는데, 

시방 세계의 입에서 나오는 말소리는, 위로는 붇다나라에서, 아래로는 지옥의 말소리까지 모두 알아들을 수 있다.

 

* 다섯째 경치의 산(第五景山제5경산)

‘금빛 몸 경치의 산(金身景山금신경산)’이라 부르며, 우리의 ‘신식(身識)’을 대표한다. 

이 산 속에서는 살갗에 닿아 받는 느낌으로 모든 일과 물건을 헤아려 알아 낼 수 있는데, 

시방세계와 싸하세계의 금빛 몸(金身)과 32가지 모습(三十二相)을 비롯하여 어떠한 모습이라도 다 알아낼 수 있다.

 

* 여섯째 경치의 산(第六景山제6경산)

‘생각 속 경치의 산(意識景山의식경산)’이라 부르며, 우리의 ‘의식 (意識)’을 대표한다. 

이 산 속에서는 수없는 여러 붇다를 볼 수 있고, 그 붇다들이 각 생애 동안 닦은 수행이 모두 생각 속에 나타나며, 

스스로의 수많은 전생을 100세 1000세의 모습까지도 눈앞에 비추어 볼 수 있다.

 

* 일곱째 경치의 산(第七景山제7경산)

‘한꺼번에 드러나는 경치의 산(濟明景山제명경산)’이라 부르며, 사람들의 일곱째 식(識)인 ‘마나스식(末那識말나식)’을 대표하는 것이다.

‘마나스식(말나식)’은 매우 뛰어난 경계로, 위에서 말한 여섯 가지 경치(六景)가 한꺼번에 일어난다. 다시 말해 보고 싶고, 듣고 싶고, 맡고 싶고, 맛보고 싶고, 느껴보고 싶고, 생각하고 싶은 것들이 모두 함께 나타나는 것이다.

 

* 여덟째 경치의 산(第八景山제8경산)

‘가없는 경치의 산(無邊景山무변경산)’이라 부르며, 우리의 여덟째 식(識)인 ‘알라야식(阿賴耶識아뢰야식)’을 대표한다. 

이 경계는 허공에 두루 퍼져 있는 과거ㆍ현재ㆍ미래 3세(三世)와 시방 법계(十方法界)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비추어 볼 수 있다.

 

 

 

◈ 꽃나라(華藏世界) 전람관

중품중생(中品中生)의 연꽃에 태어난 사람들은

살아 있을 때 싸하세계(사바세계)에서 불법에 대한 인식과 수행이 꽤 깊고 두터운 사람들이다. 아울러 남에게 좋은 일을 하고 재물과 불법을 베푸는 일도, 그야말로 온힘을 다해 어지간히 큰 성과를 거둔 사람들이다.

이로 말미암아 큰 좋은 뿌리(善根)을 이루어 중품중생에 태어난 사람들이기 때문에, 수행이나 겹쳐쌓은 공덕이 모두 중품하생과 견주어 한 단계 더 높다.

 

중품중생 경계에는 아주 많은 집과 탑들이 있는데, 말할 것 없이 이곳 사람들의 몸집은 크고 또한 중품하생과 견주어 더 뛰어나기 때문에 집이나 탑도 이에 걸맞게 더욱 높고 더욱 크다.

중품중생에서는 날마다 하늘에서 내리는 꽃이 있어, 이곳 중생들은 하루하루 그 하늘에서 내리는 꽃을 받아 시방의 붇다들께 공양한다. 이 꽃은 아주 뛰어나고 매우 아름다워, 싸하세계(사바세계)의 꽃을 견주어보면 만에 하나도 미치지 못할 정도이다.

 

아울러 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도 아주 대단히 아름답고 뛰어나, 글로는 어찌 표현할 수가 없다.

불교 경전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일반 세상의 제왕이 만 가지 음악을 가지고 있지만, 전륜성왕(轉輪聖王)의 갖가지 음악 가운데 한 음(音)이 갖는 아름다움의 백 천만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다.

또 전륜성왕의 만 가지 음악은 서른셋 하늘나라(忉利天)의 갖가지 음악 가운데 한 음이 갖는 아름다움의 백 천만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서른셋 하늘나라 왕(忉利天王)의 만 가지 음악은 여섯째 하늘 임금의 갖가지 음악 가운데 한 음이 갖는 아름다움의 백 천만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여섯째 하늘나라 왕의 만 가지 음악은 아미따불 나라의 7가지 보배로 된 나무에서 나는 한 음이 갖는 아름다움에도 미치지 못 한다”

 

중품중생의 사람들은 몸에 빛이 나고, 좀 누른빛을 띤 붉은빛이고 속까지 훤히 비쳐 걸림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찰나에 여러 붇다나라에 가서 시방 붇다에게 공양하고, 찰나에 본디 있던 곳으로 돌아올 수 있다. 

살아있을 때 아주 큰 공덕이 없는 사람은 이곳 중생이 될 수 없다.

 

중품중생의 지위(果位)에 다다른 중생은, 헛된 생각(妄想)이 적거나 아주 없기까지 한다. 

그들은 먹고 싶은 것도 적어, 중품하생에서 꿀떡을 먹는 것과는 다르다. 그들은 수행한 정도가 크게 높기 때문에, 이미 근본적으로 이런 것이 필요 없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중품중생에는 ‘꽃나라(華藏世界화장세계) 전람관’이란 곳이 있는데, 이 전람관 안에는 불보살님들의 여러 가지 수행방법들을 다 볼 수 있어, 그야말로 ‘모든 것을 다 갖춘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꽃나라(華藏世界화장세계) 전람관’ 안에는 한층 한층 각 층마다 다 한 붇다가 성불하는 모든 과정이 펼쳐진다. 보기를 들어, 아미따불의 전생은 어떤 사람(법장비구 : 法藏比丘)이었고, 그의 스승은 누구(세자재왕여래 : 世自在王如來)였고, 그가 일찍이 어떠한 법을 닦고 어떤 발원을 하였고, 또 그 이전 세상에서는 무엇이었는지, 더 나아가 붇다가 되기 전 100생, 1000생의 모든 사정과 형편을 남김없이 죽 훑어 볼 수 있다.

만일 다른 경계를 보고자 하면 다른 층에 가보면 된다. 보기를 들어, 관세음보살이 도를 이루는 과정과 그가 태어날 때마다 살았던 형편 및 도를 구하는 경과를 볼 수 있고, 사꺄무니불ㆍ약사불ㆍ보현보살ㆍ문수사리보살 같은 불보살이 태어날 때마다 수행한 과정이 모두 이 ‘꽃나라(華藏世界화장세계) 전람관’ 안에서 볼 수 있으며, 시방 세계의 모든 붇다와 모든 보살의 사정과 형편도 마찬가지다.

 

8. 꽃 피면 붇다 뵙는(花開見佛) 상품연화(上品蓮花)

나는 앞에서 했던 것처럼 다라니를 외며 연꽃을 타고 공중으로 떠올라 출발하였다. 내 몸이 조금씩 커지는 것 같더니 처음 아미따불을 뵈었을 때와 같은 모습으로 바뀌었다.

관세음보살님께서 말씀하셨다.

상품상생(上品上生)에 태어난 중생은 그들이 싸하세계(사바세계)에 있었을 때 한마음으로 부지런히 불도를 닦았고, 계(戒)를 마치 밝은 구슬 같이 깨끗이 지키고, 불교 경전을 자세하게 연구하고, 10가지 나쁜 짓(十惡)을 끊고 10가지 착한 짓(十善)을 하였다. 스스로 닦는 법문의 내용에 따라 차례대로 닦고 실천하였고, 몸소 겪고 힘써 행하며 10년을 하루 같이 힘차게 정진하여 몸뚱이에서 목숨이 다할 때까지 그치지 않았다.

거기다 살면서 쌓은 착한 일과 보시의 공덕이 다시 더해져, 목숨이 다하는 찰나 바로 이곳 상품 연꽃에 와서 태어난 것이다.”

 

상품상생에 와서 태어난 중생에게, 헛된 생각(妄想)은 이미 한 티끌도 없다고 할 수 있다. 6가지 뿌리(六根)가 맑고 깨끗하며, 이미 보살의 경계에 이른 사람도 있어 마음대로 바뀌고 신통력을 즐길 수 있다.

보기를 들어, 보살들은 함께 모여 한 송이 꽃이 되고자 하면 모두 바로 꽃으로 바뀌고, 탑이 되고자 하면 모두 탑으로 바뀌고, 돌이 되고자 하면 모두 돌로 바뀌고, 나무가 되고자 하면 모두 나무로 바뀐다.

 

상품의 연꽃못에는 가장 작은 연꽃도 (중국의) 3개 성(省)만큼 크다. 바꾸어 말하면 말레이시아 3배만큼 큰 것이다.

관세음보살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너를 데리고 바로 연꽃못에 가서 보도록 하겠다.”

우리가 연꽃못에 다다르니, 상품의 연꽃못은 확실히 다른 곳과 달랐다. 연못의 둘레는 중ㆍ하품과 견주어, 훨씬 우람하고 위엄이 있었다. 한 겹 한 겹 난간으로 둘러싸여 있고, 갖가지 색깔의 빛을 내고 여러 가지 맑은 향기를 내뿜고 있었는데, (모두) 연꽃 속에서 넘쳐 나오고 있는 것들이었다. 연못 한 가운데 있는 보석으로 된 큰 탑은 마치 높은 산 같은데, 탑은 여러모꼴(多角形)이고 천만 가지 빛을 내고 있었다. 못에는 아름다운 다리가 있는데, 못의 크기가 넓어서 머리와 꼬리가 보이지 않았다.

못 안에는 연꽃만 활짝 핀 것이 아니라, 온갖 풍경이 펼쳐져 있다. 하늘에는 양산(日傘)과 구슬 꽃들이 번쩍번쩍 빛을 내고, 연꽃은 몇 층이나 되는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데, 각 층 안에는 모두 보탑ㆍ정자ㆍ다락집이 있어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 연꽃 위에 사는 사람들은 온몸이 황금빛으로 안이 훤히 비치고, 옷은 매우 아름다우며, 갖가지 색깔의 빛을 쏟아내고 있었다.

 

갑자기 관세음보살께서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 안에 인광(印光) 법사라는 분이 있는데, 알고 있느냐?”

나는 서둘러 대답했다.

“어디 계십니까? 그분의 높은 이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아직 뵌 적은 없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사이 연꽃 속에 서른 살쯤 된 분이 보이더니, 갑자기 인광 법사의 본디 모습으로 바뀌어 나타났다. 우리는 서로 만나 몹시 기뻐하며 인사를 나눈 뒤 끊임없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에 잊어버린 것도 있지만, 두세 번 거듭 당부하신 말씀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인간 세상으로 돌아간 뒤 함께 수행하는 여러분들에게, 계(戒)를 스승으로 삼아 꼼꼼하게 계율을 지키고, 한마음으로 염불하며 믿음(信)ㆍ바람(願)ㆍ염불(行)을 갖추면, 반드시 (극락) 가서 태어난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라고 전해주십시오.…

수행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것은 스스로 똑똑하다고 믿고, 붇다가 정하신 계율과 조사들이 만든 것을 제멋대로 뜯어고치면 절대로 안 된다는 것입니다.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세운다고 앞장서 부르짖으면서, 예법에 맞는 몸가짐과 계율을 어기고 있으니 참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 연꽃대(蓮臺)로 왔고, 나를 큰 다락집으로 데리고 갔다. 지나는 길에는 갖가지 신기한 새들이 금으로 된 가지와 옥으로 된 잎에서 노래하고, 이에 어울려 하늘음악이 울리는 가운데, 우아하고 아름다운 갖가지 염불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곳곳마다 활짝 핀 아름다운 꽃의 맑은 향기가 코에 스치는데, 둥근 공 같은 갖가지 꽃들은 은은한 빛을 내고 있었다. 또 구슬등(眞珠燈), 마노등(瑪瑙燈), 유리등(琉璃燈) 같은 갖가지 등을 한 줄 한 줄 알맞게 사이를 띠워 벌려놓았는데, 온갖 빛이 번쩍거려 눈 돌릴 틈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다락집으로 들어서자 실제 경계가 더욱 뛰어나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락집은 금빛으로 번쩍이고, 바닥은 갖가지 색을 띤 빛이 나고,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은 저마다 찬란한 빛을 내고 있었다. 

인광 법사께서는 우리를 데리고 다락집 위로 올라갔다. 다락집 위에는 갖가지 수정거울이 있는데, 그 가운데 너비가 가장 큰 ‘스스로를 비추는 거울(照身鏡)’이 하나 있었다. 관세음보살께서 설명해 주셨다.

“이 거울에는 모든 사람의 제 모습(原形)을 비추어볼 수 있는데, 본성이 맑고 깨끗한지 아닌지, 헛된 생각(妄想) 있는지 없는지 비춰보면 바로 나타난다.”

다락집 위 양쪽에는 의자들을 나란히 차려 놓았는데 모두 일곱 가지 보석으로 되어 있고 빛을 내고 있었다. 탁자 위에는 이상한 물건들을 벌여 놓았는데 내가 보기는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관세음보살님께서 내가 배가 고프다는 것을 아시고 물으셨다.

“배가 고프냐?”

 

나는 실제로 좀 배고픔을 느끼고 있었기에 말씀 드렸다.

“여기 무언가 먹을 것이 있습니까?”

 

관세음보살께서 말씀하셨다.

“이곳의 먹을거리도 하품하생의 형편과 같아, 네가 무엇이 먹고 싶다고 생각하면 바로 그것이 나온다.”

 

내가 말씀드렸다.

“그것 참 좋군요. 저는 흰쌀밥과 배춧국이 먹고 싶고, 다른 것은 생각이 없습니다.”

 

말이 떨어지자마자, 쌀밥과 배춧국이 모두 내 앞 탁자 위에 놓여졌다. 나는 여러분께 말씀드렸다.

“여러분들께서는 드시지 않습니까?”

 

모두들 말씀하셨다.

“우리는 모두 평소 음식을 들지 않으니, 어서 드시죠!”

 

이로써도 알 수 있듯이, 상품상생의 중생은 거의 모두 이미 보살 과위(果位)를 이루었기 때문에, 음식을 바라는 마음과 헛된 생각이 아주 적거나 아예 없는 것이다. 이에 견주어 나는 스스로를 아주 부끄럽게 생각하며 먹고 또 먹었다.

배불리 먹고 나서 그릇과 젓가락을 탁자 위에 내려놓자마자, 그릇과 젓가락이 바로 사라져버렸다.

나는 관세음보살에게 여쭈어보았다.

“이것이 어떻게 된 것입니까?”

관세음보살께서 대답하셨다.

“그것은 네가 배고프다는 헛된 생각을 하니, 바로 밥이 먹고 싶어지는 것으로,

인간세상에서 꿈을 꾸는 것처럼 꿈을 꿀 때는 무엇이든 다 있지만, 깨고 나면 아무 것도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네가 먹고 싶다는 헛된 생각을 하니 먹을 것이 오고, 배불리 먹고 나서 먹고 싶다는 헛된 생각이 사라지자 먹을 것도 따라서 없어진 것이다.”

 

나는 계속 고개만 끄덕이며 그렇다고 했다.

관세음보살께서 덧붙여 말씀해 주셨다.

“자성(自性)이 맑고 깨끗하면,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안 나고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으니, 마치 텅 빈 허공과 같아서 한 물건도 없는 것이다.

만일 조금이라도 헛된 생각이 일어나면, 바로 마치 텅 빈 허공에 수많은 구름과 안개가 일어나는 것과 같다. 이런 도리는 조금씩 몸소 겪다보면, 그 가운데 삼매를 분명하게 이루게 될 것이다.”

 

상품 연꽃에 태어난 사람들은 헛된 생각이 가장 적어, 모두 있는 그대로의 모습(眞如)이고 본디 성품(實性)이라, 물러나지 않는(不退轉) 보살의 과위를 얻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아미따불의 바람(願力)을 빌어, 시방의 붇다들에게 수많은 아름다운 산꽃(生花)ㆍ과일ㆍ이바지(供養物)를 올리고, 설법 시간이 되면 천만 억 보살들이 모두 연꽃 위에 단정하게 앉거나 다락집이나 보석으로 된 탑이나 7줄로 늘어선 큰 나무 위에서 직접 아미따불이 설법하는 목소리를 듣는다.

 

나는 관세음보살께 여쭈었다.

“지구에서도 꽤 많은 사람들이 극락세계에 와서 태어났을 텐데, 왜 (지구에 있는) 그 친족들은 볼 수가 없습니까?”

관세음보살께서 대답하셨다.

“지구에 사는 사람들은 거의 다 헛된 업(業)에 가려, 모든 것을 볼 수 없다. 만일 한마음으로 염불하여, 헛된 생각(妄想)이 없어져 마음이 텅 빈 허공처럼 되면, 지구 사람들도 극락세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기회를 틈타 관세음보살께 가르침을 청하고, (수행법을) 열어 보여주시길(開示) 간절히 빌며 물었다.

“그러면 어떻게 염불하는 것이 가장 좋고, 수행하여 가장 빨리 이룰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관세음보살님께서 말씀하셨다.

“선(禪)과 정토(淨土)를 함께 닦아(禪淨雙修), 한마음으로 염불하고, 염불하면서 참선하는 것을 ‘정토선(淨土禪)’이라 한다.”

 

저는 바로 그 수행법을 가르쳐주실 것을 청하며 여쭈었다.

“정토선을 어떻게 닦아야 할지 가르쳐 주십시오.”

 

관세음보살께서 고개를 끄덕이시며 이렇게 가르쳐주셨다.

“사람들을 두 반으로 나누어 염불하되, A반이 ‘아미따불’을 두 번 염불하면, B반은 소리 없이 (속으로 따라서) 염불(黙念)하며 듣고, 이어서 B반이 아미따불을 두 번 염불하면, A반은 소리 없이 (속으로 따라서) 염불(黙念)하며 듣는다. 이렇게 수행하면 힘들지 않고, 또 염불이 끊어지지 않는다.

귀라는 뿌리(耳根)는 가장 영민하기 때문에 (계속 들으면) 귓속에서 저절로 염불소리가 나게 되는데, 바로 마음이 염불하는 것이다. 마음과 (염불하는)입이 하나가 되면 불성이 스스로 드러나게 되고, 고요해지면 선정(定)이 생기고, 선정에 들어가면 지혜(慧)가 생기느니라.”

 

 

 

관세음보살께서는 이어서 말씀하셨다.

“시간이 많이 없으니, 여기서 바로 너를 데리고 아미따불 큰 탑인 ‘연꽃탑(蓮花塔)’을 보러 가겠다.”

다시 몇 채의 다락집과 탑의 뾰족한 윗부분이 몸 가까이 스쳐 지나갔다. 오래지 않아 눈앞에 더할 나위 없이 장관인 큰 탑이 하나 나타났는데, 마치 중국의 곤륜산(崑崙山)처럼 높고 커서 몇 층이나 되는지 알 수 없었다(적어도 몇 만 층은 되어 보였다).

 

‘연꽃탑’은 몇 모(角)로 되어 있는지 헤아릴 수 없었지만, 탑은 모두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모양이고, 수만 가지 금빛을 내뿜고 있었다. 안에서는 ‘나모아미따불’ 염불하는 소리가 은은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먼저 하는 두 마디가 아주 뚜렷하였다. 처음 첫 마디는 아주 애타게 도움을 청하는 것 같고, 둘째 마디는 곱고 낭랑하며 힘이 있어 아주 친근한 맛이 있었다.

 

이 ‘연꽃탑’은 상품중생(上品中生)에 태어난 몇 천 몇 만의 사람들만 가서 노닐 수 있다. 

이 탑은 매우 커서 무어라고 표현하기 어렵고, 인간의 마음에 그려볼 수도 없는 것으로, 어림잡아 몇 천 몇 만개의 지구를 합한 만큼 커서 그 높이도 짐작조차 할 수 없다.

 

탑 안에는 갖가지 궁전들이 있는데, 여러 가지 빛깔이고 모두 안이 환하게 비치며 빛을 내고 있었다

상품중생에 태어난 중생들이 이곳에 오면, ‘담’을 뚫고 마음대로 드나들어도 걸리거나 막힘이 없고, 위로 가거나 아래로 가거나 마음에서 한 생각하는 찰나 바로 가고 싶은 곳에 이를 수 있으며, 탑 안에는 없는 것 없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화장세계(華藏世界)의 모든 중생과 모든 정경을 볼 수 있고, 몇 백 억 모든 붇다의 정토(淨土)도 볼 수 있는데, 그 속에 나타난 뛰어난 정경을 글로서는 그 만의 하나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상품중생의 중생들이 이런 붇다 나라에 가고자 하면, 이것도 또한 찰나에 이루어지는 일이다.

 

우리가 ‘연꽃탑’에 들어가니, 몸은 마치 엘리베이터를 탄 것처럼 한 층 한 층 각 층을 지나 위로 올라갔다. 모두 안이 훤히 드려다 보여, 층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염불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모두 서른 살 안팎의 남자였다. 각 층마다 서로 다른 옷차림을 하고 있는데, 어림잡아 스무 가지가 넘는 빛깔로 나뉘어 있었다. 다만 여인은 한 명도 볼 수 없었고, 모든 남자들은 연꽃자리에 단정하게 앉아 염불을 하고 있었다.

 

관세음보살께서 말씀하셨다.

“이곳은 섯 때(六時) 수행으로 나누어 정진 하는데, 두 때는 염불하고, 두 때는 참선하며, 두 때는 쉰다. 현재는 염불하는 시간이다.”

 

우리들이 한 가운데 있는 한 층에 들어가 보니, 그들은 두 쪽으로 나누어 왼쪽과 오른쪽 그룹이 서로 마주보며 나란히 앉아 있었고, 종과 목탁 치는 소리만 들릴 뿐 실물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앉은 깔개는 매우 아름다웠으며, 한 가운데 큰보살(大菩薩) 한 분이 이끌고 계셨다. 염불을 잘하는 사람은 머리 위에 빛을 내고 있는데, 그 빛 속에 수많은 (화신)붇다가 있는 것이 마치 아미따불의 빛 속에 몇 억의 헤아릴 수 없는 화신 붇다가 나투는 것과 같았다. 큰보살의 빛 속에도 화신불이 나투고 있었다. 

갖가지 새들이 탑의 뾰족한 윗부분이나 강당 위에서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따라서 함께 염불을 하는데, 조금도 어지럽지 않았다.

 

탑 안에는 갖가지 구슬등과 유리등이 모두 빛을 내는데, 둥근 공처럼 생긴 등은 스스로 움직여 여러 가지 형태로 바뀌며 온갖 빛을 내고 있었다. 한 마디로 이곳 경계는 말을 해도 해도 다 할 수 없고, 그 모습을 그려내기도 어렵다. 

시방의 붇다에게 공양하는 일도 이곳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 모든 화장세계, 모든 중생, 모든 붇다와 성인을 볼 수 있고, 몇 백, 몇 억의 붇다나라를 하나하나 눈앞에 비추어 볼 수 있다.

 

 

9. 아미따불의 가르침(開示)

9품(品) 연꽃을 다 돌아본 뒤, 우리는 다시 아미따불 앞으로 돌아왔다. 

나는 아미따불 앞에 꿇어앉아 세 번 절을 올리고, 간절하고 정성스런 마음으로 나를 위해 가르침을 내려주시길 청하였다. 이윽고 아미따불께서 금빛 입(金口)으로 한 마디 한 마디 꼼꼼하게 가르침을 내려주셨다.

 

“중생의 불성은 한결같이 고르고 똑 같지만, 의식(意識)이 거꾸로 뒤바뀌어 곡두(幻)를 참으로 여기기 때문에, 그 인연과 과보로 6가지 길(六道)에 나고 죽는 윤회(輪廻)가 끊이지 않아 괴롭기 그지없다.

(내가 했던) 48가지 바람(四十八願)에는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다짐(誓願)이 있으니, 남자나 여자나 늙은이나 젊은이나, 믿음(信)ㆍ바람(願)ㆍ염불(行)을 통해 한마음 흐트러지지 않게 하는 것(一心不亂)이 곧 정토선(淨土禪)이며, 이것이 바로 10번 염불(十念)이라는 것으로, 극락 와서 태어나는 것(往生)을 결정한다.…….”

 

나는 다시 무릎을 꿇고 절을 올리며 아미따불께서 가르침을 계속해 주시길 빌었다.

아미따불께서는 다시 가르침을 내려주셨다.

“첫째, 너와 싸하세계(사바세계)는 연줄(緣)이 있으니, 수많은 전생의 부모ㆍ형제ㆍ누이ㆍ벗들을 제도하고, 계(戒)를 스승으로 삼고, 사람들에게 정토선(淨土禪)을 배워 익히고 선(禪)과 정토(淨土)를 함께 닦도록 가르쳐라.

둘째, 유교ㆍ도교ㆍ(사꺄무니 불교의 10가지 종단을 아우른) 불교ㆍ기독교ㆍ이슬람교 같은 여러 종교계가 서로 돕고 서로 북돋아 주어야지 서로 비웃고 헐뜯어서는 안 된다. 보기를 들어 말하면, ‘나는 바르고 너는 삿되다’, ‘나는 옳은 길이고 너는 마귀다’, ‘나는 높고 너는 낮다’, ‘나는 훌륭하고 너는 상스럽다’며, 한쪽의 모자라는 면만 잡아내 비웃고 헐뜯는 것을 그치지 않으면 죄다 함께 없어지게 되니, 참으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불문(佛門)은 넓고 커서 8만 4천 법문(法門)이 있다. 가르침이 모두 참되기 때문에 수행자들은 삿된 것을 바르게 할 수 있고, 마귀를 바른 길로 바꿀 수 있고, 작은 것을 큰 것으로 돌릴 수 있다. 반드시 서로 돕고 서로 사랑하여, 삿된 것을 바로잡고 올바른 것을 받드는 것이 바로 붇다의 지혜(慧命)를 올바로 이어받는 바른 맥(正宗)이다.”

잠깐 멈추었다가 아미따불께서 한 마디 하셨다.

“됐다. 너는 이제 바로 돌아가도록 하여라.”

 

나는 감사의 절을 거듭 올리고 또 올렸다.

돌아오는 길을 달리고 또 달리는데, 발밑에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두 송이 연꽃이 날고 있었다. ‘남천문(南天門)’은 보이지 않고 곧바로 ‘중천나한(中天羅漢)의 다락집(樓閣)’으로 돌아와 내가 다라니 외는 것을 멈추자 발아래 있던 연꽃이 사라졌다.

 

이번에도 사내아이가 맑은 물 한 잔을 주면서 마시게 했고, 손님맞이를 맡은 스님이 나에게 방안에 들어가 쉬도록 하였다. 나는 스스로 너무 빠르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바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10. 인간세상으로 돌아오다.
- 쥐시엔산(九仙山) 미륵동굴(彌勒洞)

내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어떤 절도, 어떤 사당도, 어떤 보살이나 하늘사람(天人)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고, 기품 있고 웅장하며 금빛이 반짝이던 큰집(大殿)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극락세계에서 어림잡아 하루 밤낮(20시간 안팎) 빼어난 경치를 실제로 돌아본 것은 똑똑하게 기억이 나서 마치 눈앞에 훤히 보이는 것 같았다.

이 때 사방 둘레는 새까맣게 어두워 손을 펴도 다섯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는데, 나는 동굴 속 바위 위에 홀로 앉아서 명상에 잠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 뒤 아득히 먼 곳에서 새벽빛이 새들어 오면서 내 정신도 조금씩 여느 때와 같이 되돌아왔다.

 

나는 동굴 속에서 2~3일 동안 절을 올리면서 소리쳐 불러보고, 뛰어보고, 울어 보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나는 한 걸음씩 산 아래로 내려와 20리 남짓 가서 치수이지에(赤水街 : 마을 이름)에 다다랐다. 자주 오가는 사람들이 보여 길가는 사람에게 한 마디 물어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알고 보니 날짜가 이미 1974년 4월 8일이라고 해서, 손가락으로 꼽아 헤아려보니 인간세상을 떠난지 벌써 꼬박 6년 5개월이 넘게 지나버린 것이다.

 

 

깨달으면(覺) 보살이요 흐려지면(迷) 중생이라.

불법에 씨앗 심어, 연줄(緣) 만나면 생사를 벗어나느니.

나 이제 마땅히 돌아가신 스승 쉬윈(虛雲) 노화상의 뜻을 이어

법을 널리 펴 연줄 있는 중생을 극락으로 이끌리.

 

바라오니, 이번 공덕이 모두에게

널리 퍼지고 고루 미쳐

우리와 중생이 모두 함께

불도를 이루어지이다.

 

 

출처: 극락세계 여행기 4 (관정스님) https://cafe.daum.net/mita7/d5z2/5

(극락은 실제 있다 '극락세계 여행기 '(관정스님) https://cafe.daum.net/mita7/d5z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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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고 : 불교의 우주관 **)

 

(1)불교에서는 우주가, 중생이 끊임없이 윤회 하는 삼계(三界:욕계,색계,무색계)와 일정한 수행을 통해서 윤회를 끊은 성문,연각의 세계인 방편토, 그리고 보살의 세계인실보토(황금세계), 그리고 완전한 도를 이룬 부처의 세계인 적광토(청정한 낙토)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2)삼 계

 

1)욕 계: 식욕, 음욕, 수면욕, 재물욕, 명예욕 등의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가득찬 세계.

ㄱ)구성: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동,서,남,북의 네곳에 인간이 살고 있다고 함.

우리지구는 그 중 한 곳인 남쪽의 염부제에 위치하고 있다고 함.)과 여섯 하늘(사천왕천, 도리천,야마천,

도솔천, 화락천, 타화자재천)로 이루어짐.

ㄴ)여섯하늘

a)사천왕천: 욕계의 하늘 중 제일 낮은 곳. 이 하늘의 하루는 인간의 오십년.

b)도리천 : 욕계의 두 번째 하늘. 이 하늘의 하루는 인간의 백년이고, 태어날 때는 인간 6세아이와 같으며,

자연히 옷이 입혀져 있으며 수명은 천 살(인간나이로는:삼백육십오만살)

c)도솔천 : 미륵보살의 정토이며 여기에 계시다가, 인간세계에 내려 오셔서 성불하실 때를 기다리신다.

사바세계에 나시는 모든 부처님은 반드시 이 하늘에 계시다가 성불하심.

이 곳 사람의 키는 800m ,이 하늘의 하루는 인간의 사백년, 수명은 사천살(인간나이로는 약 오 억 육천만살)

d)화락천 : 스스로 자신의 여러 가지 즐거운 경계를 어느 때든 변화시켜 즐김. 이 하늘 사람의 키는 약 1000m, 몸에서 항상 빛이 나며 수명은 팔 천살 (인간 나이로는 :약20억 살)이 하늘의 하루는 인간의 800년.

아이는 남녀의 무릎에서 저절로 태어나고 인간의 12세 쯤된다.

 

2)색 계: 욕계의 위에 있으며 욕계와 같은 탐욕들을 떠났으나 미묘한 형체가 있는세계.

선정(禪定)에 따라 크게 초선천에서 제 사 선천까지 나누며 열 여덟 하늘이 있다.

 

3)무색계: 색계위에 있으며 물질을 여의고 온갖 형색은 없고, 미묘한 몸도 없는 순 정신적세계임.

네 개의 하늘이 있다.

 

4)극락세계: 아미타불의 원력으로 생긴 세계로 하품하생부터 상품상생까지 9단계로 이루어졌다.

일단 이 세계에 태어나면 자기가 원하기 전에는 다른 세계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출처] 관정스님 극락세계유람기|작성자 wo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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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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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 )

어린이가 극락세계에 가서 보고 들은 이야기---(모음)***: 기타 극락유람기 모음https://cafe.daum.net/MRSB/RCt1/18

 

어린이가 극락세계에 가서 보고 들은 이야기---(모음)***: 기타 극락유람기 모음

*염불감응사례-어린이가 극락세계에 가서 보고 들은 이야기https://youtu.be/nSsXdRk-2r0 염불감응사례-어린이가 극락세계에 가서 보고 들은 이야기2019년, 혜정법사 초청 염불법회 중에서순정시대 h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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