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이사를 가다 1996년 봄, 나는 타이베이에서 고향 타이난으로 이사를 갔는데,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아서 정사精舍로 삼기 위하여 잠시 세를 들어 살았다. 이 집에는 개미들이 굉장히 많아서 쌀자루에도 있고 쓰레기통에도 있고 주방의 수도에도 있었으며, 심지어 책상위에도 있었다. 개미굴은 주방 바닥에 금이 간 곳에 있었다. 오직 먹이를 구하기 위해 온종일 집안의 구석구석을 분주히 돌아다니는 개미들을 본 나는 그들이 가엾다는 생각이 들어서 쌀알을 으깨서 개미굴 입구에다 갖다놓고 그들이 먹이를 옮겨가도록 내버려두었다. 매번 쓰레기를 버릴 때도 개미들이 전부 떠나고 나서야 버렸고, 수조를 사용할 때도 개미들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였다. 비록 이렇게 하였으나 늘 불편함을 느껴서 인광대사를 본받아 ..